내륙의 지역 공항, 물류로 ‘위기극복’
[KBS 대구] [앵커]
대구경북신공항 사업이 2030년 개항을 목표로 본격 추진됩니다.
경제성있는 공항이 되려면 여객은 물론 물류 처리가 중요한데요,
KBS 대구방송총국은 국내외 물류 공항 성공 사례를 통해 신공항이 나갈 방향을 점검하는 신년 기획 뉴스를 마련했습니다.
오늘은 첫 순서로 영국 중부의 강소 물류 공항인 이스트 미들랜즈를, 이종영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런던에서 차로 2시간 30분 달리면 영국 중부 내륙의 지역 공항, 이스트 미들랜즈가 나옵니다.
저비용 항공사가 주로 운항하는 이 공항의 여객 숫자는 현재 대구공항과 비슷한 수준, 그런데 항공 물동량을 보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2021년 기준 44만 톤으로 여객기 하부에 싣는 승객 화물을 제외한 순수 항공 화물 처리량이 영국 1위입니다.
대구공항의 100배가 넘습니다.
코로나19 기간 대부분의 공항이 그랬듯이 여객은 80% 이상 줄었지만, 화물 처리량은 오히려 늘어나면서 공항 순이익은 증가했습니다.
[크리스 레인/이스트 미들랜즈 공항 이사 : "화물 사업이 코로나 기간 공항을 계속해서 운영할 수 있는 능력을 제공했고, 이후 승객 회복과 함께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스트 미들랜즈는 2.9 킬로미터 길이의 활주로가 하나 뿐인 지역 공항입니다.
그런데도 항공 화물 유치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비결은 영국 국토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강점을 적극 활용한 데 있습니다.
경부고속도로와 같은 M1 고속도로와 인접해 있어 공항에 내려진 화물을 4시간 안에 트럭으로 잉글랜드 섬 전역에 배송할 수 있습니다.
영국 최대 히드로 공항의 약점을 보완한 차별화 전략도 적중했습니다.
여객 중심인 히드로가 화물기 배정은 뒷순위인점, 국토 남동부에 치우쳐 있어 화물의 육로 운송에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점을 공략했습니다.
또 도심의 비싼 땅값 때문에 물류업체 입주와 시설 확장이 어려운 점도 기회가 됐습니다.
[람 아울락/히드로 공항 물류업체 :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창고 공간을 항상 확보할 수는 없어서 화물이 많이 들어오면 다른 곳에 쌓아 두었다가 다시 이곳으로 들여와야 합니다."]
이스트 미들랜즈는 낮에는 여객기, 밤은 화물기를 띄우며 24시간 공항을 운영하고, 입국 전 통관과 같은 신속한 화물 처리로 물류업체들을 사로 잡았습니다.
비행기가 공항에 머물 수 있는 권리인 슬롯 배정에서도 화물기와 여객기를 차별없이 대우하고, 화물기 30여 대가 동시 작업 할 수 있는 35만 제곱미터 규모의 주기장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공항 북쪽에 DHL과 UPS 등 글로벌 특송업체 물류센터는 물론, 철도 화물기지도 조성돼 항공과 철도, 도로를 아우르는 물류 거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조 스트래드포드/철도물류기지 운영팀장 : "철도 물류기지는 지역 주요 회사는 물론 공항과 바로 연결돼 있고 영국 최대 항구인 사우스햄프턴과도 차로 3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습니다."]
내륙의 지역 공항도 차별화된 물류 전략을 세우고 추진하면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이스트 미들랜즈 공항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박미선
이종영 기자 (mysh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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