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하세월’…격차 드러낸 부산 응급의료
[KBS 부산] [앵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부산 가덕도에서 급습을 당했을 때, 구급차가 현장에 도착하기까지 20분이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응급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반복될 수 있는데요.
KBS 부산은 오늘부터 지역 응급 의료 시스템의 현주소와 개선 방향을 연속 보도합니다.
첫 순서로 부산 응급의료체계의 지역 격차를 정민규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당일, 구급차를 요청하는 다급한 신고가 이어졌습니다.
["대항전망대입니다. 이재명 대표가 있는데, 지금 다치셨거든요. 빨리 좀 와주세요."]
구급차가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22분.
사건이 발생한 가덕도엔 구급 활동을 할 안전센터가 아예 없었고, 가장 가까운 녹산, 신호안전센터는 마침 구급차가 모두 출동중었습니다.
이 때문에 21km 떨어진 곳에서 구급차가 출동했습니다.
촌각을 다투는 이런 응급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문제입니다.
[배재희/가덕도 주민 : "20~30분 이렇게 걸릴 때는 환자들은 불안해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응급환자들은 특히 더 그렇고 노인분들이 우리 가덕도에는 많이 사시니까 노인분들은 응급을 요구하는 일이 많고..."]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조사를 보면, 부산 강서구에서 30분 내 응급실에 갈 수 없는 인구는 전체의 2.4%입니다.
100명 중 2명꼴로 응급 상황에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없다는 겁니다.
강서구를 제외한 부산 모든 지역은 30분 내 응급실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응급 상황을 대처할 의료시설 또한 열악합니다.
강서구에서 24시간 응급실을 운영하는 병원은 이곳 1곳뿐입니다.
이마저도 더 전문적인 응급 대처가 가능한 지역 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곳이 아닙니다.
실제로 부산 지역 주민의 관내 응급실 이용률을 보면 대형 병원이 많은 서구는 78%, 해운대구는 51%에 달했지만 강서구와 사하구는 0%였습니다.
[김형수/부산의료원 공공의료본부장 : "지역을 보면 사각지대가 부산에 많이 있을 겁니다. 계속 파악을 해서 꼭 필요한 필수 의료 분야가 뭔지 그런 걸 (조사)해서 그 의료기관이 공급되도록 하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역 의료시스템 점검을 실시해, 동네별 격차를 보다 면밀히 파악하고 응급의료체계를 개선해 나가는 작업이 시급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정민규입니다.
촬영기자:이한범/그래픽:김명진
정민규 기자 (h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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