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범죄' 당해 2천만원 날려"···따뜻한 말에 넘어가 '범죄 피해자'된 김상혁, 무슨 일 [이슈, 풀어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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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클릭비 출신 가수 김상혁이 ‘로맨스스캠’ 피해로 2000만원을 잃었다고 털어놓으면서 해당 사기 행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8일 '남다리맥' 채널에는 '입담 백전무패! 로맨스스캠부터 2세 계획까지? [남다의 취중진상 - 김상혁 편]'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서 김상혁은 "요즘에는 온라인으로 연락이 오더라. 어느 날 누군가 주기적으로 내게 DM을 보내기 시작했다. 제가 심리적으로 약할 때였고 술도 안 마시고 운동을 하는 시기였다. 이 친구랑 메시지를 하는 게 여가 생활이 돼버렸다. 외국 친구와 펜팔을 하는 느낌이었다"라고 떠올렸다.
이어 “그 친구가 내 생일을 축하해 주고 싶다면서 비트 코인을 하냐고 묻더라”며 “지갑 주소에 US 달러를 넣으면 배당이 지급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한테 보내라는 게 아니라 내 지갑에 내 돈을 넣으라고 했다"라며 큰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상혁은 "그래서 100만 원을 넣어봤더니 6시간마다 배당이 떨어졌다. 5불인가 6불이 들어와서 하루에 2만 4000원을 벌었다. 계좌에 입금 금액이 뜨더라. 그 친구는 2억을 돌리고 있다고 하길래 돈을 더 넣었고 이후 돈을 날리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 사람은 남자였을 수도 있다. 난 걔랑 통화한 것도 그 친구를 사랑한 것도 아니다. 따뜻한 말을 해주는 게 좋았던 거다"라고 말했다.
로맨스스캠은 SNS 프로필에 직업과 외모 등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잠재적 피해자와 대화하면서 신뢰감과 라포(친밀함)을 형성한 뒤 연인 관계인 것처럼 속여 돈을 편취하는 범죄 행태를 말한다. 피해자의 '외로운 감정'을 이용하는 대표적 범죄로 알려져 있다.
로맨스스캠으로 인한 피해액은 지난해 55억원에 달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8일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정원 111센터에 접수된 로맨스스캠 피해 신고 건수는 126건으로 역대 가장 많은 신고건수를 기록했다.
피해액은 지난해 55억1200만원이었다. 로맨스스캠 피해액은 2019년 8억3000만원에서 2020년 3억7000만원, 2021년 31억3000만원, 2022년 39억6000만원으로 해마다 늘다가 지난해는 5년 전 보다 7배 가량 증가했다.
로맨스스캠 범죄에는 남성보다 여성이 더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5월 28일 고려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 정보보호대학원 석사 과정 박범진 씨는 이 같은 내용의 '로맨스 스캠 현황 및 대응방안' 연구를 학술지 디지털포렌식연구에 실었다.
박씨가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에 지난해 1∼6월 로맨스 스캠 범죄 유형으로 접수된 신고 280건을 분석한 결과 피해자 중 여성은 71.4%(200명), 남성은 28.6%(80명)를 차지했다.
연령대별로는 20대 이하가 52.1%(146명)로 가장 많았다. 30대 35.4%(99명), 40대 10.7%(30명), 50대 이상 1.8%(5명) 순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의 87.5%가 30대 이하 젊은 층인 셈이다.
범죄 유형별로는 환전사기가 55.4%(155건)로 가장 많았고 비용대납 37.1%(104건), 코인투자 7.5%(21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환전사기는 호감형 외모의 한국인으로 속여 '해외에 사는데 현금으로 포인트를 충전한 사이트에서 며칠 내 환전하지 않으면 모두 소멸한다'며 피해자 계좌로 돈을 입금받아 보내달라는 방식이다.
비용대납형은 파병 군인이나 유엔 소속 의사, 재력가 외국인을 사칭해 수수료·관세·수술비 등을 내달라고 요청하는 가장 전통적인 방식이다.
코인투자형은 재력가인 외국인이나 한국계 외국인을 사칭해 자신이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많은 수익을 내고 있다고 피해자를 속인 후 투자를 유도하는 유형이다.
피해자가 사기범을 처음 만나는 곳은 대부분 SNS, 메신저 또는 소개팅 앱이었다. 인스타그램이 27.7%(75건)로 가장 많았고 소개팅 앱 위피 14.0%(38건)·틴더 7.0%(19건)가 뒤를 이었다.
로맨스스캠은 국제적이고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이들의 검거 자체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최근 발표된 '판결문을 통해 살펴본 로맨스스캠 범죄의 양태' 연구보고서(2023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로맨스스캠으로 유죄가 내려진 1심 판결문 총 73건의 피고인은 전부 외국인이었다. 국적은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출신이 다수 포함됐다.
지난달 21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국제범죄수사1계에 붙잡힌 나이지리아 국적 총책 A(39)씨 등 조직원 13명도 로맨스스캠 수법을 사용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A씨 등 총책 3명, 인출책 10명 등이다. 이들 중 8명은 나이지리아 국적이었으며, 나머지 4명은 기니·앙골라·라이베리아·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여보’, ‘허니’ 등의 호칭을 사용했다. 한 남성 피해자는 “한국 정착 비용을 보낼테니, 통관비를 지급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730만 원의 피해를 봤으며, 다른 여성 피해자는 “두바이 출장 중 짐을 분실했는데, 은행 계정이 정지돼 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속아 3억 1500만 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맨스스캠으로 사기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은 '사기범에게 애정을 느끼고 속았다'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피해 사실을 숨기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경찰서에선 로맨스스캠 사기를 당한 여성이 진정인 조사를 받은 후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했다.
피해 사실을 알려도 로맨스스캠은 사기죄가 적용되기 때문에 범인들이 돈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 피해자들이 구제받을 방법이 마땅치 않다.
전문가들은 범죄 예방을 위해 사회적으로 로맨스스캠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한 피해자가 위축되지 않도록 가해자에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앞서 로맨스스캠 사기 조직원 13명을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로맨스스캠 피해 예방을 위해 SNS에 지나치게 자세한 개인정보나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SNS를 통해 알게 된 사람이 금품을 요구할 경우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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