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중계권 따낸 티빙…야구도 돈 내고 보는 시대?
티빙, 유료화 여부 입장 밝히지 않아… 부분 유료화·재판매 가능성
이용자 유입에 이탈방지 효과, 스포츠 경기에 눈독 들이는 OTT
웨이브와 합병비율 논의 앞두고 이용자 늘리려는 시도?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티빙이 2024년부터 3년 간 한국프로야구(KBO) 리그 중계권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프로야구 온라인중계 유료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티빙은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는데 광고를 포함한 일반화질 중계만 무료로 제공하거나 중계권을 재판매할 가능성이 있다.
KBO는 8일 티빙을 KBO 리그의 온라인 중계권에 해당하는 유무선 중계권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되면 KBO리그 경기의 온라인 생중계, 하이라이트 VOD 제공, 재판매 사업권 등을 갖게 된다. KBO는 협상 완료시 구체적인 계약 규모와 주요 내용을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선정 과정은?
이번 입찰은 이변의 연속이었다. 업계에선 쿠팡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쿠팡이 입찰에서 빠졌다. 이후에도 티빙은 유력 후보로 꼽히지 않았는데 기존 중계권보다 2배 가량 많은 액수인 연 400억 원대를 제시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2006년부터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해온 네이버가 참여한 네이버 컨소시엄(네이버·SK텔레콤·LG유플러스·아프리카TV)은 연 200억 원대,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는 연 300억 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나?
티빙은 8일 보도자료를 통해 구단별 채널 운영, 두 번의 클릭으로 빠르게 접속할 수 있는 시청환경 구현, 여러 카메라 각도에서 영상을 보는 멀티뷰 분할 시청 지원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포털 중계 콘텐츠처럼 이용자들이 함께 채팅을 하며 시청할 수 있는 '티빙톡' 기능과 지나간 장면을 되돌려 볼 수 있는 '타임머신' 기능 등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제 KBO 온라인 중계 무료로 못보나?
티빙 관계자는 8일 '서비스 유료화 여부'를 묻는 미디어오늘의 질문에 “답변을 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티빙이 제시한 중계권 액수를 고려하면 무료로 서비스할 경우 큰 이익을 내기는 어려운 구조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네이버 컨소시엄이 전년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도 그 이상의 가격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다만 '전면 유료화'는 아닐 가능성이 있다. 팬들이 거세게 반발할 수 있고, KBO 역시 이를 고려해 사업자를 선정했을 것으로 보인다. 광고가 포함된 일반화질 중계에 한해 무료로 제공하고 유료 회원에겐 고화질, 광고 없는 시청, 추가 기능을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원화해 운영할 가능성이 있다. 티빙은 2017년부터 2021년 4월까지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제공한 적 있고, 올해엔 주요 채널 실시간 방송을 무료로 제공할 예정이다.
티빙이 '재판매' 권한을 갖게 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도 있다. 네이버 컨소시엄에 참여한 네이버, 통신사, 아프리카TV 등이 중계권을 재구매하면 무료 서비스가 가능하다. 컨소시엄에 속한 한 기업의 관계자는 “추후 상황을 살펴보고 검토하겠다”고 했다.
티빙은 왜 스포츠중계에 관심을 갖나?
OTT업계에선 '스포츠 중계권'을 이용자의 가입을 유도하고 이탈을 막는 '오리지널 콘텐츠'의 일환으로 여기고 있다. 손흥민 출전 경기를 독점 중계한 쿠팡플레이의 2022년 6월 순이용자가 전월 대비 20% 가까이 올랐다. 프로야구는 300만 명의 팬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2022년 기준 네이버 중계의 경기별 동시접속자수는 평균 5만4000명에 달한다. 리그 기간이 길어 이용자가 이탈할 가능성도 낮다.
앞서 티빙은 OTT 가운데 유일하게 유로2020 독점 중계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 독점중계권을 확보해 축구팬들의 관심을 받았다. 쿠팡플레이는 '팀K리그 vs 토트넘 훗스퍼' 등 축구경기와 2022년 세계 배구선수권대회를 독점 중계했다. 최근 CJ ENM이 가졌던 아시아축구연맹 주관 경기 통합 중계권이 쿠팡플레이에 넘어간 일도 있다.
티빙이 적자인 상황에도 웨이브와 합병을 고려해 중계권을 사들였다는 분석도 있다. 티빙은 현재 웨이브와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데, 합병비율 산정시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반영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용자를 늘려 우위를 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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