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방촌의 시린 밤…서울 목욕탕 활짝 “편하게 주무세요”
서울 시내 대중목욕탕이 쪽방촌 주민들의 한파 대피소로 운영된다. 1~2월 추위가 심한 밤에 목욕뿐 아니라 잠도 잘 수 있도록 문을 연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종로·서울역·남대문·영등포 등 권역별 동행목욕탕 4곳을 한파 쉼터인 ‘밤추위대피소’로 운영한다고 8일 밝혔다.
샤워시설이 부족한 쪽방촌 거주자들에게 서울시는 한미약품 후원으로 월 2회 목욕권을 제공하고 있다. 목욕권 사용이 가능한 동행목욕탕은 돈의동·남대문·서울역에 각 2곳, 창신동·영등포 각 1곳 등 쪽방촌 인근에 총 8곳이 지정돼 있다. 이들 중 4곳이 겨울철 특별보호대책기간 주민들이 밤에 머물 수 있도록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목욕탕별로 30~65명 수용할 수 있어 총 60일간 최대 2500명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야간대피소 투숙은 창신동·남대문·서울역·영등포 쪽방상담소에 문의한 후 가능하다. 추위대피소를 운영하기 위해 목욕탕에서는 야간 종사자를 최소 1명 이상 고용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목욕탕 사업주 가운데는 쪽방 주민들이 한파에 고생하는 것이 안타까워 참여 의사를 밝힌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에 지난여름 폭염대피소로 활용된 목욕탕은 1곳뿐이었으나 한파대피소에는 5곳을 검토해 4곳이 최종 확정됐다.
서울시는 야간 운영 인건비와 난방비 등 사업주 부담과 주민 수요·수용 공간 등을 고려해 목욕탕별 이용 요금을 기반으로 영업손실을 보전해줄 방침이다. 약 490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될 예정이다. 또 한파가 이어지는 다음달 말까지 월 2회 지급한 목욕권을 4회로 늘린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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