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남극에서 온 '기후 위기 경고'

서동균 기자, 정구희 기자 2024. 1. 8.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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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BS는 심각한 우리의 인구 감소 문제와 함께 전 세계의 고민인 기후 위기를 올 한 해 연속 보도를 통해 심층적으로 전해드립니다. 오늘(8일)은 한 번 넘어가면 되돌릴 수 없는 지점, 즉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는 기후 위기 문제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서동균 기자, 정구희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서동균 기자>

아마존 열대우림 2km 상공입니다.

흰색 상자에서 뚜껑이 열리더니 수천만 개의 씨앗들이 쏟아집니다.

브라질의 한 스카이다이버가 황폐해진 아마존을 되살리겠다며 하늘에서 씨앗들을 뿌린 것입니다.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열대우림은 광합성으로 흡수하는 탄소량만도 연간 5억t에 이릅니다.

하지만 무분별한 벌채와 산불, 기후 변화로 탄소를 흡수할 나무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2022년 한 해에는 숲 1만 500여㎢가 사라졌는데, 하루에 축구장 3천 개 면적이 사라진 셈입니다.

[윤아림/막스플랑크 기후변화연구소 연구원 : (직접 가보니) 특히나 엘니뇨 현상 때문에 굉장히 가물고 더웠거든요.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산불은 쉽게 굉장히 쉽게 볼 수 있었고….]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남아 있는 열대우림 나무들의 탄소 흡수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온난화가 지목됩니다.

식물은 기온이 오르면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이파리 뒤 기공을 통해 수증기 형태로 방출하면서 열을 낮춥니다.

기온이 이보다 더 올라 한계 온도에 다다르게 되면 수분 유출을 막기 위해 기공을 닫게 됩니다.

이럴 경우 기공을 통해 들어가던 이산화탄소가 더 이상 흡수되지 못하고 식물에게 양분을 제공하는 광합성 작용도 불가능해집니다.

[김현석/서울대학교 산림과학부 교수 : (햇빛을 받는) 이파리는 평균적으로 4도에서 5도 높게 되거든요. 임계 온도를 넘어가게 됐을 경우에는 (기공이 닫히면서) 많은 경우 괴사나 이파리의 죽음으로 다가올 수 있는 거죠.]

나무가 보내는 위험 신호는 우리 주변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해발 1천m 이상에서 자라는 분비나무와 구상나무.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반도 온난화가 지속되면 이들 나무의 생장 환경은 2060년 이후 90%가량 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박고은/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태연구과 박사 : 지상부 같은 경우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서 이런 수종들이 스트레스를 받아서 집단적으로 고사하는 사례들도….]

이런 명확한 기후 변화의 위험 신호들은 지구의 양극 지방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박지인, 디자인 : 김규연·서승현·임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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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희 기자>

끝없이 펼쳐진 얼음의 땅.

대한민국 장보고기지가 있는 남극입니다.

우리 대원들이 얼음에 구멍을 뚫고 두께를 측정하고 있습니다.

바닷물이 얼어서 만들어진 해빙은 항공기 활주로로 이용될 만큼 두꺼워야 하는데, 지난해 8월 넓은 해빙이 깨지면서 떠내려가 바다가 드러나는 장면이 기지 CCTV에 포착됐습니다.

8월이면 남극에서는 한겨울인데, 해빙이 깨지는 것은 이례적입니다.

[최동수/장보고기지 시설유지반장 : 지난 2021년, 2022년 처음 관찰이 됐고요. 2023년 시즌에 또 한 번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2022년 시즌에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1m 60cm까지 얼지 않아서 항공기 운항을 포기했고요.]

높은 기온과 함께 해빙에 영향을 미치는 또 다른 요인은 남극의 강풍입니다.

남극 내륙으로부터 바람이 더 자주, 강하게 몰아치고 있는데, 이 강풍이 고지를 넘으면서 날로 따뜻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최태진/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 : (남극) 내륙에 있던 바람이 연안으로 몰려오면 고도 차에 의해 우리가 아는 푄 현상이 발생합니다. 바람이 강해지면 기온이 올라가는 구조를 갖고 있는데.]

지구의 또 다른 극지, 북극도 문제입니다.

지난해 7월 동시베리아 부근에는 7만㎡, 서울 면적의 115배 달하는 얼음 구멍, 일명 '폴리냐'가 발생했습니다.

폴리냐는 해빙이 녹고 깨지면서 생기는데, 역시 해수 온난화가 주요 원인입니다.

우리 연구팀이 심해 카메라로 인근 바다를 촬영해보니 난류성 어종인 오징어가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비교적 낮은 위도에 살던 스노우크랩도 통발에 잡혔습니다.

지난해 8월 전 세계 바닷물 수온은 20.98도까지 치솟아 관측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극지방 얼음이 더 녹아버릴 경우 햇빛을 반사해 온난화를 늦추는 '방어막' 역할마저 사라져 지구 온난화 속도는 더욱 빨라질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유동혁, 영상편집 : 김진한, 디자인 : 방명환·김한길, 화면제공 : 극지연구소)

서동균 기자 windy@sbs.co.kr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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