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불출마 "국민의힘, 대통령 품 아닌 가장 낮은 곳으로 가야"

조현호 기자 2024. 1. 8.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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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국민의힘 민주 정당 아니다…한동훈 운명 김건희 특검 대응에 달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 등 당의 우경화 지적 "빠른 사죄, 유일한 방법"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당이 가야할 곳이 대통령의 품 안이 아닌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이라고 성토하면서 차기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민주정당도 아니라고 진단했고, 최근 들어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의 운명은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응하는 자세에 달려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불출마 결정의 가장 큰 계기는 채수근 상병 수사단장 외압 사건에 대한 정부여당의 모습이었다면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와 함께 당이 우경화되는 문제점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불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과 백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우리 당이 가야 할 곳은 대통령의 품이 아니다”라며 “가야 할 곳은 우리 사회 가장 낮은 곳”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것이 보수주의 정당의 책무이고 우리의 미래를 여는 열쇠”라며 “운동권 전체주의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힘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김 의원은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이다”라며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또한 체포 동의 포기 선언에 동참할 수 없다며 “법률가로서의 원칙과 보수주의 정신에 어긋난다. 공천권 때문에 헌법상의 제도를 조롱거리로 만드는 것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며 “제가 가진 마지막 카드까지 던진다. 당이 바로 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국회에서 2024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의원은 기자회견 발표 후 백브리핑에서 '불출마 선언한 것이 한동훈 비대위로는 개선 여지가 없다고 봐서인가'라는 질의에 “한동훈 비대위로 하여금 '변화가 있어야 된다, 확실히 개혁을 해야지 우리가 살 수 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어야 한다”고 답했다.

그 개혁이 무엇이냐는 질의에 김 의원은 “우리 당의 경우에 수도권과 중도층에게 매우 취약한데, 그 이유는 중산층 이상의 서민들에 현실적인 도움을 지금 못 주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념적으로도 홍범도 장군을 느닷없이 역사에서 끌어내려서 마치 과거에 잘못이나 한 사람인 것처럼 취급을 하는 것 자체가 당이 상당히 우경화 되고 있다고 본다”며 “이런 것을 바꿔야하며, 노동과 복지, 환경 이 세 가지 주제를 가져오느냐 못가져오느냐가 당의 생존을 결정지을 것”이라고 했다.

김건희 특검법을 포함한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와 관련해 김 의원은 “한동훈 비대위의 운명이 걸려 있다”며 “대통령실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여지를 좀 줘야 하고,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을 해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최대 정치적 자산이 공정함인데, 현재 운신의 폭이 많이 좁다”고 진단했다.

한동훈 비대위 출범 이후 수직적 당정관계가 개선됐다고 보느냐는 질의에 김 의원은 “결국 우리 당의 비상 문제나 정치적인 지지도가 많이 떨어진 부분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책임져야 될 부분이 꽤 많다”며 “그 부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고 당정 관계를 바꾸겠다라고 하지 않는 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총선을 이끄는데 있을 때도 매우 어려워질 것이라는 건 우리 모두가 다 안다. 변화가 있을 거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문제를 두고 김 의원은 “국가가 가장 어려웠을 때 조국과 민족을 위해서 가장 열심히 싸운 사람을 '육군 사관학교에 있기에는 부적절하네, 어떠네' 이런 씨도 안 먹히는 그런 이야기는 이제 그만하고, 빨리 사죄를 하는 게 우리 당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채상병 사망사건 대응 문제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장관이 서면으로 '송치하라', '이첩하라'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그 뒤에 구두로 다른 사람을 통해 (하지 말라고) 한 게 맞는 명령이라 하면 그거야말로 대한민국 기본 질서를 해치고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누가 납득하겠나. 앞으로 누가 과연 서명한 문건 보다 전화 한 통이 더 무게가 있는 명령이라고 하면 대한민국이 제대로 된 국가겠느냐”고 성토했다. “보수주의 정당이 여기에서 더 우경화 되면 사실은 (제가) 남아 있기가 매우 어려울 거 같다”고도 밝혔다.

한편, 고발사주 사건 관련 손준성 검사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는 것이 불출마 선언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의에 김 의원은 “전혀 그렇지 않다”며 “고발사주 사건은 이미 진즉 끝났어야 되는데 끌고 있나 싶다. 형사법적으로는 이미 결과가 다 나와 있다. 거기에 대해서는 고려한 것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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