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중 20대 아내 죽인 남편…정당방위 되나요

게티이미지뱅크

부부싸움 중 아내를 밀쳐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남성은 "아내가 먼저 머리채를 잡아 밀친 것이며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정당방위를 인정하지 않았다. 특히 이번 사건은 국민참여재판에서 다뤄졌는데, 배심원 7명 모두 남편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대구지법 형사 11부(재판장 이종길)는 폭행치사 혐의로 기소된 A(30) 씨에 대한 국민참여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6월 11일 오전 10시 35분쯤 경북 구미의 자택에서 술에 취한 채 아침에 귀가하는 아내 B(28) 씨와 말다툼 끝에 몸싸움을 벌였다. A 씨는 B 씨를 밀어 넘어뜨렸고 B 씨는 넘어지면서 침대에 머리를 부딪쳤다. B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A 씨는 재판에서 "아내가 먼저 머리채를 잡기에 뿌리치다 밀친 것일 뿐 죽일 의도는 없었다"고 했으나 재판부는 "아내를 강제로 넘어뜨릴 만큼 밀친 행위는 정당방위로 볼 수 없다"며 판시했다.

재판부는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건이고 B 씨가 먼저 폭행을 개시하는 등 사건 발생 경위에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유족에서 용서받지 못한 점, 음주운전으로 인한 누범 기간 중 범행을 저지른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