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피습’ 범행 계획 알고도 도운 70대 체포
피의자 ‘변명문’ 발송 약속
경찰 “9일 신상공개 결정”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헬기 이송 등 이 대표 고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의 조력자가 체포됐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해 70대 남성 A씨를 살인미수방조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8일 밝혔다. A씨는 이 대표에게 흉기를 휘두른 김모씨(67)의 ‘변명문’을 발송해주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 7일 A씨를 충남 아산에서 체포했으며, A씨가 지니고 있는 문건은 김씨가 경찰에 제출한 ‘변명문’과 같은 내용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사전에 김씨가 이 대표를 흉기로 공격하리라는 범행 계획을 알고도 이를 막지 않고 오히려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또 9일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고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김씨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경찰은 김씨의 당적과 관련해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 검찰과 공개 여부를 협의하려 했으나 정당법상 비공개가 원칙이고 이를 누설하면 처벌받기 때문에 최종 수사 발표 때도 밝히지 않기로 했다.
김씨는 범행 전날인 1일 아산에서 출발해 부산역, 경남 봉하마을, 평산마을, 울산역, 부산역, 부산 가덕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차·택시 등 교통수단을 이용했으며 두 차례 타인의 승용차를 얻어 탄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김씨를 태워준 차주와 이동 중 만난 인물들을 조사했으나 현재까지 공범 또는 조력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파악했다.
김씨가 사전에 범행을 준비한 정황도 속속 드러났다. 경찰은 그가 지난해 4월 인터넷으로 흉기를 구입했으며 범행이 용이하도록 손잡이를 빼서 테이프를 감고 칼날을 날카롭게 간 것으로 확인했다. 김씨는 종이로 감싼 흉기를 아산에서 출발할 때부터 소지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피의자 추가 조사, 프로파일러 심리·진술 분석, 휴대전화 포렌식 수사, 각종 증거물 분석 등을 토대로 11일 김씨 구속 만기 이전에 범행 동기, 공범 여부 등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는 이날 이 대표와 같은 당 정청래 의원, 천준호 의원을 부산대병원과 서울대병원에 대한 업무방해와 응급의료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소청과의사회는 “이 대표가 헬기로 서울로 이송되면서 양쪽 병원의 업무를 방해했고, 응급 상황이 아닌데도 헬기 이송을 요청해 응급의료법을 위반했다”며 “야당 대표가 국회의원을 동원해 이송을 요청한 건 의료진에 대한 갑질이고 특혜 요구”라고 주장했다.
권기정·이보라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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