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대학 정시 모집 경쟁률 하락···입시 양극화 심화

◀앵커▶
2024학년도 신입생 정시 모집에서 지역 대부분 대학들의 평균 경쟁률이 2023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심지어 평균 경쟁률이 1대1도 안되는 미충원 학과들도 나왔는데요.

학령 인구 감소 충격이 큰 가운데 수도권 선호 및 특정 계열 쏠림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박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경북 대학들은 2024년 정시모집에서 평균 2대1에서 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경북대와 경일대를 제외한 대부분 학교가 2023년보다 경쟁률이 하락했습니다.

반면,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 모집 경쟁률은 평균 5.32대 1로 2023년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졌습니다.

상위권 학생 상당수가 수도권 대학에 소신 지원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연동 대구·경북지역 대학 입학처장 협의회장▶
"학생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런 (수도권 쏠림) 현상까지도 심각하게 나타나니까 지역 대학이 더 어려워지는 거고, 지역이 젊은 인재를 배출하지 못하면 결국 지역 자체도 퇴보할 수밖에 없는···"

특정 계열 쏠림 현상도 두드러집니다.

대학마다 의약계열은 평균 경쟁률보다 최소 2~3배 이상 높았습니다.

의약학과가 없는 대구대와 경일대에서는 보건계열이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정시 모집 정원을 못 채운 곳도 있습니다.

대구대는 원예학과와 동물자원학과 등 5개 학과를 통합한 '과학생명융합대학'이 0.8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경운대 역시 11개 계열 중에서 항공시스템 계열과 소프트웨어융합 계열 등 5곳에서 경쟁률이 1대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시 원서를 3장까지 쓸 수 있어 단순 계산으로 3대 1은 넘어야 정원을 채울 수 있습니다.

일부 지역 대학들은 수도권 대학 추가합격에 따른 이탈까지 감안해야 해 사실상 무더기 미달을 걱정해야 할 형편입니다.

◀지역 대학 관계자▶
"지금은 무조건 상향 지원이거든요. 입학 시장 자체가 지방 사립대 그리고 규모가 큰 대학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그런 구조고요."

학령 인구 감소, 인기 학과 및 수도권 선호 현상에 의대 쏠림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일부 지역 대학들은 존립마저 위협받고 있습니다.

정시 추가 모집과 함께 복수 합격자들의 연쇄 이동이 일어나면서 합격자들을 1명이라도 더 붙잡기 위해 대학 간 뺏고 뺏기는 쟁탈전이 불가피해 보입니다.

MBC 뉴스 박재형입니다. (영상취재 김종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