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회장 등 사주일가 사재 출연·SBS 지분 ‘담보’ 유력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
지분 매각·담보 제공 가능
SBS 계열사 등 지분 놓고
당국, ‘성의있는 자세’ 압박
태영그룹이 태영건설 워크아웃(채권단 공동관리절차) 신청 열흘 만이자 워크아웃 개시 결정일을 사흘 앞둔 8일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1549억원을 당초 약속대로 태영건설에 지급하면서 금융권에서는 태영그룹의 추가 자구안에 따라 워크아웃 개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사주 일가의 지주사 지분이나 지주사의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태영그룹은 티와이홀딩스를 지주사로 하고 주요 계열사는 태영건설, SBS, SBS미디어넷, 에코비트, 블루원 등이다. 태영그룹이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낸 자구안 4가지 중에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 제공 외에 에코비트 매각, 블루원 지분 담보 제공 및 매각이 있다.
금융권에서는 첫 번째 자구안에 주요 계열사 매각 등이 이미 포함된 만큼 추가 자구안에는 티와이홀딩스, SBS, SBS미디어넷 지분의 매각 또는 담보 제공이 포함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태영그룹 지주사이자 태영건설 대주주인 티와이홀딩스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33.7%이다. 윤석민 회장(60) 지분이 25.4%(1287만7810주)로 가장 많고 이어 서암윤세영재단 5.4%, 윤 회장 배우자인 이상희씨 2.3%, 윤세영 창업회장(91) 0.5% 등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745원에 거래를 마쳤다. 윤 회장 지분은 금액으로 약 611억원이다. 티와이홀딩스 관계자는 워크아웃 신청 직후만 하더라도 “사주 일가의 지주사 지분을 담보로라도 내놓으면 강남 아파트 몇십채 가격으로 그룹 경영권이 흔들릴 수 있는데 그렇다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의미가 없지 않겠냐”고 말했지만 지난 주말 대통령실까지 사주 일가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강조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태영그룹이 SBS나 SBS미디어넷 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할 수도 있다. 티와이홀딩스는 SBS 지분을 36.9% 보유하고 있다. 방송법상 지상파 방송의 최대주주(최다액 출자자) 변경은 방송통신위원회 승인이 필요한데, 태영그룹은 SBS 지분을 담보로 제공하기만 해도 과거 승인 조건 위반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금융당국은 태영그룹이 방통위를 설득하거나 유권해석을 받는 등 최소한의 성의라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계열사인 SBS미디어넷의 티와이홀딩스 지분율은 91.6%이다. 티와이홀딩스는 지난해 12월 SBS미디어넷 지분 70%를 담보로 760억원을 차입했다. 사주 일가의 추가 사재 출연 가능성도 있다. 태영그룹은 윤 회장 등 사주 일가가 지금까지 484억원을 출연했다고 주장하지만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에 포함된 윤 회장 지분 몫인 416억원을 제외하면 실제 출연액은 68억원 정도이다. 윤 회장의 태영건설 자회사 채권 매입액 30억원과 윤 창업회장의 태영건설 및 자회사 채권 매입액 38억원 등이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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