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수출입대금 원화로 결제

정부, 하반기 새 결제 시스템
기업 환율 변동 리스크 줄어

올 하반기부터 국내 기업들은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과 무역 거래를 원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환전 수수료를 아끼고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게 됐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수출입 대금 원화 결제 시스템 도입을 위해 올 상반기 중 외국환거래규정을 개정한다는 방침이다. 이르면 하반기에 주요 무역 대상국과 시범사업을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외국환거래규정상 원화 이체·처분 규정을 풀어 일부 국가들과의 무역 거래에 허용한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앞서 지난 4일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 측은 "기업들의 무역 거래 시 거래비용 절감과 환율 변동 리스크 완화를 위해 수출입 대금 원화 결제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지난해부터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필리핀, 베트남,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을 상대로 원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정부가 우선적으로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무역 거래 원화 결제를 추진하는 것은 해당 국가들의 원화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양 국가 간 협약을 거쳐 규제가 풀린다 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해당 국가의 민간 은행이 수요를 가지고 원화 결제 사업을 실시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은 국내 금융기관에 개설된 아세안 은행의 원화 계좌를 통해 수출입 대금을 원화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기재부는 시범도입 경과를 평가한 뒤 추가 확대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이윤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