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윤정 재회한 이도현→연쇄 살인마로 분한 김재욱까지, '이재, 곧'의 신스틸러들[TEN피플]
12번의 죽음을 표현한 방식
신스틸러 3인 이도현, 김재욱, 김미경
[텐아시아=이하늘 기자]
티빙(TVING) 오리지널 시리즈 '이재, 곧 죽습니다'는 최이재(서인국)가 지옥에 떨어지기 직전, 초월적 존재인 죽음(박소담)에 의해 12번의 삶과 죽음을 체험하게 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동명의 네이버 웹툰을 원작으로 한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 최이재는 7년간 취업 준비하지만 계속해서 낙방하며 스스로 죽음을 선택한다. '죽음'을 가볍게 생각했다는 죄목으로, 최이재는 12번 반복되는 죽음이라는 형벌 아닌 형벌을 받게 된다. 죽음이 예정된 이들의 몸속으로 들어가 어떻게든 죽음을 피해가며 살아야만 하는 것. 반복되는 삶과 죽음 속에서 주인공이 삶에 대한 욕구를 다시 느끼는 과정을 담고 있다.
최이재가 겪게 되는 삶은 영화 '뷰티 인사이드'(감독 백종열)를 연상시킬 정도로 각양각색이다. 때문에 현재 최이재가 느끼는 감정선을 이질적이지 않게 연결해줘야 하는 만큼, 그가 겪는 인물 즉 연기해야 하는 배우들의 역할은 그만큼 중요했다. 배우 최시원, 성훈, 김강훈, 장승조, 이재욱, 이도현, 김재욱, 오정세, 김미경은 '이재, 곧 죽습니다'의 무게중심을 잡아줬다. 그중에서 강렬했던 신스틸러 3명만 꼽아본다.
4화 '죽음이 두려운 이유', 장건우 역 배우 이도현
최이재의 7번째 삶이자 죽음인 장건우(이도현)는 남 부러운 것 없는 잘생긴 외모와 모델 일로 성공하며 '영앤리치'라는 수식이 가장 잘 어울리는 인물이다. 동시에 최이재가 '죽음'이라는 형벌을 이용해, 복수를 계획하게 되는 순간을 마주하게 되기도. 친한 형의 카페를 대신 봐주던 장건우 즉 최이재는 자신이 7년간 만났던 여자친구 이지수(고윤정)을 죽고 난 이후 처음으로 보게 된다. 최이재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느끼고 있는 이지수의 모습을 보게 된 장건우/최이재는 자기 삶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된다.
배우 이도현은 생전에 최이재가 인식하지 못했던, 죽음 이후에 남은 사람들에 대한 자각을 단계적으로 표현해냈다. 집 앞에서 꽃다발을 들고 다른 남자와 서있던 여자친구 이지수를 보고 오해했던 것에 대한 진실과 자신이 선물해줬던 만년필을 버리지 않고 간직하는 모습들이 그러했다. 생전에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던 사실에, 울컥하지만 쉽사리 드러낼 수 없는 마음에 꾹꾹 눌러 담다가 '내가 최이재'라고 털어놓는 장면은 그동안의 후회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진실을 털어놓는 순간, 돌진한 박태우(김지훈)의 차량 탓에 죽어가는 이지수를 바라만 보다가 눈물을 흘리는 짧은 시퀀스는 이도현이 왜 20대를 대표하는 배우인지를 단박에 깨닫게 된다.
6화 '죽음의 틀을 깨고 죽음과 싸우는 건 불가능하다', 정규철 역 배우 김재욱
최이재의 8번째 삶이자 죽음인 정규철(김재욱)은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화가이자 엽기적인 취미를 가진 연쇄살인마다. 사람을 죽인 피로 그림을 그리는 정규철의 몸으로 들어온 최이재는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으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앞서 자신의 여자친구인 이지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박태우를 지옥 끝까지 쫓아가서 죽이기로 결심한 것. 방 안을 온통 피로 물들인 정규철의 기이한 행동과 최이재의 눈먼 복수는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배우 김재욱은 연쇄살인마 정규철이 지닌 괴물적인 파괴욕과 이성을 잃고 폭주한 최이재의 감정선을 일종의 퍼즐 조각처럼 부드럽게 꿰맞춘다. 날카로운 눈매와 중저음의 목소리는 최이재가 느끼는 분노를 짧은 시간 내에 강렬하게 표현된다. 무엇보다 김재욱은 인간을 하나의 예술 도구로 생각하며,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듯한 얼굴로 '섬뜩함'이 무엇인지를 바로 증명해내는 것. 박태우를 자신의 작업실로 끌고 와, 죄를 심판하는 나지막한 목소리와 광기 어린 표정은 거듭해온 N회차 인생의 최이재와 정규철의 본성이 혼재되어 해당 에피소드의 몰입감을 높인다.
8화 '죽음을 찾지 말라. 죽음이 당신을 찾을 것이다', 최이재 엄마 역 배우 김미경
최이재의 12번째 삶이자 죽음은 익숙한 공간에 내려앉는다. 그간 최이재가 한 번도 마주하지 않았고 생각해보지 않았던, 자신의 죽음 이후 '엄마'의 삶이 담긴 기억 구슬을 보며 그제야 '죽음'이 자신에게 오만하다고 했던 이유를 깨닫는다. 최이재의 엄마(김미경)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아들의 시간에서 단 하루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죽음을 찾지 말라, 죽음이 당신을 찾을 것이다'라는 에피소드의 제목처럼, 죽음 앞에서 오만했던 최이재는 쉽게 흘려보낸 다른 죽음들과는 달리, 이번에는 삶의 중심을 잡고 버텨내기로 다짐한다. 12번째 죽음이 그저 허무하게 끝나지 않도록.
배우 김미경의 연기력은 단 한 장면만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아들 최이재를 그리워하며 "원래 엄마 아들로 태어났으면 했는데, 다음 생에는 더 좋은 엄마 만나"라며 목놓아 우는 장면 말이다. '국민 엄마'라는 호칭이 잘 어울리는 김미경은 드라마 '또 오해영'(2016), '하이바이, 마마!'(2020), '웰컴투 삼달리'(2023)에서 다양한 엄마들을 보여줬고, '이재, 곧 죽습니다'에서는 엄마가 지닌 후회, 서러움과 함께 아들 최이재가 느끼는 삶에 대한 본질을 깨닫는 과정을 융합적으로 표현했다.
이하늘 텐아시아 기자 greenworld@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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