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BTS'를 꿈꾸는...불교·천주교·개신교·원불교가 뭉친 '만남중창단'

조태성 2024. 1. 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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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중구의 기자간담회장에 모인 '만남중창단'은 시종 유쾌했다.

만남중창단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성직자 4명이 2022년 6월쯤 결성한 중창단이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회사목국 등에서 일하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자주 만났던 성진 스님, 김진 목사, 하성용 신부, 박세웅 교무 4명이 주인공이다.

책까지 내게 된 이들 중창단의 포부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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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 대담집 낸 '만남중창단'
4대 종교인이 노래에 이어 행복에 대해 이야기 나눠
종교 불신 시대에 믿음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 설명
8일 서울 중구 한 식당 앞에서 '만남중창단'의 원불교 박세웅(맨 왼쪽부터) 교무, 개신교 김진 목사, 불교 성진 스님, 천주교 하성용 신부가 4대 종교인이 한데 모인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개인적으로 노래방은 술 마셨을 때만 갔습니다. 노래 자체가 제일 어렵습니다." (하성용 신부)

"제 담당은 화음입니다. 화음만 넣다 보니 불러놓고도 잘 모르는 노래도 많습니다." (성진 스님)

"지역아동센터의 아이들과 제주 공연을 가는데, 우리 노래 때문에 망칠까 봐 걱정입니다. "(박세웅 교무)

"종교 대신 가요나 팝송을 불러보자는 게 애초의 목표였습니다. 노래야 뭐, 하하하. "(김진 목사)

8일 서울 중구의 기자간담회장에 모인 '만남중창단'은 시종 유쾌했다. 만남중창단은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성직자 4명이 2022년 6월쯤 결성한 중창단이다. 한국종교인평화회의, 사회사목국 등에서 일하다 이런저런 자리에서 자주 만났던 성진 스님, 김진 목사, 하성용 신부, 박세웅 교무 4명이 주인공이다.


행복? 종교인도 정답은 모른다

노래를 잘해서, 혹은 너무 부르고 싶어서 만든 게 아니다. 종교라는 게 이렇게 즐겁고 화목한 것이란 걸 보여주기 위해 만들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고 그간 공연만도 60여 차례 넘게 열었다. "종교인들은 모든 말을 정답처럼 말하지만 사실 종교인들도 정답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모였는데 "종교적으로 옳은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좋아해주시는 게" 기뻤다. 그래서 내친김에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불광출판사 발행)라는 대담집까지 냈다. 대담집의 원칙 또한 마찬가지다. 종교 색깔을 빼버린 채 '행복'에 대해 얘기했다.


믿음에 대한 집착이 행복을 해친다

이들의 행복론 자체는 소박했다. 행복에 대한 지나친 집착이 행복을 되레 해친다는 것이다. 표현은 달라도 4대 종교 모두 '지금 현재 가진 것에 만족하기, 그것이 행복의 시작'이라 말한다 했다. 그런 만큼 종교에 대한 이들의 목소리 또한 남달랐다.

'만남중창단'의 천주교 하성용(왼쪽부터) 신부, 개신교 김진 목사, 불교 성진 스님, 원불교 박세웅 교무가 함께 펴낸 대담집 '종교는 달라도 인생의 고민은 같다'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시스

하성용 신부는 "종교라는 것은 착하게 살기 위한 하나의 가르침 정도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진 목사 또한 "종교를 믿어서가 아니라 예수처럼 살아야 구원을 받는다고 해야 좀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다"며 "종교는 그 수단"이라고 말했다. 성진 스님은 "다른 종교를 이해하지 않아도, 서로 간 최소한의 매너만 갖춰도 같은 일을 도모할 수 있다는 것, 이게 종교의 참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종교는 삶에 배어든 어떤 태도 같은 것으로 내 종교의 내 믿음만 강조하면 탈이 날 뿐이라는 얘기다.


세계 종교계의 BTS를 꿈꾼다

책까지 내게 된 이들 중창단의 포부는 크다. 성진 스님은 "우리끼리 모여 노래 부르는 게 대단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신다면 방탄소년단(BTS) 다음으로 유엔에 가서 연설을 하고 싶다"면서 "우리 4대 종교가 함께 빌면 그중 어느 한 분이라도 들어주시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4대 종교가 한데 힘을 모았을 때의 위력을 보여줄 행사가 마침 눈앞에 있다. "이번 주말에 우리 만남중창단이 결혼식 주례를 봅니다. 이번에는 파격적으로 4명 모두 1분씩 주례사를 할 겁니다. 4대 종교가 주례사를 하면, 둘이 안 잘 살고는 못 배기겠죠?"

조태성 선임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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