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 최종 '유죄'…앞으로는?

배아정 기자 2024. 1. 8.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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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양육비 미지급자의 신상을 공개해 논란이 됐던 인터넷 사이트 '배드파더스',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1심 무죄, 2심 유죄로 판단이 엇갈렸는데, 최근 대법원이 운영진에 유죄를 확정했는데요.


공적 관심 사안에 여론을 환기한 면이 있지만, 특정인의 명예를 훼손한 정도가 크다는 겁니다.  


판결 이후에도 논란이 여전한데, 영상보고 오겠습니다.


[VCR]


2018년 7월 

양육비 안 준 '나쁜 부모' 신상 공개


양육비 미지급 화두 열었지만

명예훼손 기소


1심 "공익 목적 인정" 무죄

2심 "인격권과 명예 과도하게 침해" 유죄


대법원 최종 판단 '유죄'

"신상 공개로 비방할 목적 인정된다"


사적제재 부적절 VS 공익적 관심 환기

판결 이후 논란 가열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앞으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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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과거 배드파더스였고 지금은 양육비 해결하는 사람들로 이름을 바꿔 활동하고 있는데요.


구본창 대표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어서 오세요.


대법원이 양육비 미지급자 신상 공개에 대해서 결국 유죄 판결 확정했습니다.


이 판결 어떻게 보시는지 먼저 의견 듣고 싶은데요.


구본창 대표 /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우선 이 판결이 전국의 한부모 가족이 한 150만 가구 정도 되는데 현재 양육비 미지급률이 80% 이상이거든요.


그러니까 왜 이 사람들이 신상공개를 할 수밖에 없었냐 하면 법적 소송을 해서는 해결할 수 없다 보니까 신상공개를 어떤 마지막 희망의 끈으로 놓고 한 건데 이렇게 판결이 내려지니까 결국은 이 양육자들에게 양육비 받는 걸 포기해라 이런 판결이 돼버린 거죠.


서현아 앵커 

양육자들 반응은 어떻습니까?


구본창 대표 /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양육자들 입장에서는 뭐 앞으로 양육비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없어진 거나 마찬가지니까 그분들 입장에서 눈앞이 캄캄하죠.


답이 없고요.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대법원은 판결을 내리면서 공익적인 목적보다는 비방할 목적이 컸다라고 판시를 했습니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구본창 대표 /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그러니까 판결문을 봤는데요.


왜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냐면 이 사이트의 운영 목적 자체가 양육비 안 주는 사람들을 갖다가 신상 공개해서 간접적으로 압박을 해서 양육자들의 양육비를 받아주기 위한 거였다, 그리고 이 사이트에서 사진을 올리고 내리는 것들을 양육자들의 의사대로 무조건 따라 했다, 그러니까 결국은 이 사이트는 양육자들의 양육비를 받아내기 위한 것이 목적이었고 그 목적에 따라서 신상공개를 해서 미지급자들을 정신적으로 압박을 했다 그것을 비방했다 이렇게 본 거거든요.


그러면 이것이 과연 비방인지 아니면 공익활동인지 저는 좀 헷갈립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서현아 앵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게 어떤 사적 제재 방법이고 그래서 부적절하다라는 비판도 있는 게 사실이거든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구본창 대표 /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법치국가에서 사적 제재를 한다는 건 당연히 말이 안 되는 얘기죠.


그러니까 저도 사적 제재에 당연히 반대합니다.


그런데 미투 사건이나 학폭  사건의 경우에 왜 이 사람들이 세상에 자기의 피해 사실을 알리냐면 법적 소송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으니까 본인의 피해 사실 그다음에 또 누가 가해자인지 이걸 세상에 알리면서 해결이 시작되는 거잖아요.


양육비 문제도 똑같은 맥락이거든요.


그런데 양육자들이 본인의 양육비 피해 사실을 세상에 알리고 또 가해자가 누구인지 알리는 것을 갖다가 사적 제재라고 본다면 앞으로 미투 사건이나 학폭 사건이나 양육비 피해자들 모두가 이제는 다 입 다물어야죠, 그냥.


아무리 피해를 당해도 세상에 알리지 말고 그냥 혼자 피해를 감수하면서 살라 이런 얘기가 되잖아요.


그래서 저는 이것이 사적 제재라고 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서현아 앵커 

피해를 알리지 않고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 또 하나 쟁점이 되는 부분이 얼굴 사진을 공개한 부분입니다.


대법원이 이렇게까지 해야 할 만큼 급박한 사정은 없었다고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당초에 사진을 공개하셨던 이유 그리고 여성가족부가 신상 공개하고 있는데 지금 부족한 점은 뭐라고 보시는지 의견 궁금합니다.


구본창 대표 /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우선은 이 사이트의 신상공개가 시작되고 나면서부터 법이 바뀌었거든요.


그래서 여가부가 미지급자들의 신상을 공개하게 됐습니다.


그래서 이 여가부가 신상 공개를 시작하면서 이 사이트는 문을 닫았었어요.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까 여가부의 신상 공개에서는 미지급자의 이름하고 나이를 공개하거든요.


근데 동명이인이 워낙 많잖아요.


그다음에 그 미지급자의 직장명 직장 주소지를 공개하는데 그 주소지가 어디어디 번길까지만 공개되거든요.


그러면 그 번길 안에는 수백 개의 직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여가부의 신상 공개에서는 미지급자가 누구인지 특정이 되지 않아요.


그럼 신상공개를 하는데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도 없다고 그러면 그 신상공개는 아무런 효력이 없잖아요.


그러니까 여가부에서 신상공개를 해갖고서 해결되는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하거든요, 지금요.


그러면 여가부에서 특정 미지급자가 누구인지 특정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무런 효과가 없다면 문제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볼 때 여가부의 그 신상 공개에 미지급자의 사진이 반드시 들어가야 되고요.


만약에 여가부에서 미지급자의 사진이 들어가서 이 양육비 문제가 해결된다고 그러면 이런 신상 공개하는 사이트는 저절로 없어져요.


운영자들도 당연히 이거 할 의사가 없고요.


서현아 앵커

결국 특정하지 못하면 실효성이 없는 문제 이 부분에 대한 어떤 보완이 필요하겠네요.


사실 가장 실효성 있는 해법으로는 국가가 조금 더 나서야 된다 이런 지적이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특히 양육비 선지급제 도입은 대선 공약으로도 약속이 되어 왔는데 진행이 안 되고 있거든요.


이 문제는 어떻게 보십니까?


구본창 대표 /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문재인 정부 때도 대선 공약 중에 하나였고요.


또 윤석열 정부에서도 대선 공약 중에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두 정권에서 다 이 공약을 갖다가 실현할 의지는 없었다고 보여요.


왜냐하면 대선 공약을 걸었는데 지금 둘 다 파기가 됐잖아요.


그럼 파기가 될 때는 왜 파기할 수밖에 없는지 어떤 최소한의 설명이나 양해를 구해야 되잖아요.


그런 게 전혀 없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문재인 정권이나 윤석열 정권이나 대선 공약을 그냥 전국 154만 한부모 가구의 표를 얻기 위해서 했을 뿐 실제로 이거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는 없었다고 보여집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이 신상공개 사이트에 대한 계획 어떻게 되십니까?


구본창 대표 / 양육비해결하는사람들 

대법원의 판결이 나고 나서 사이트에 신상 공개하는 운영자들이 멘붕입니다.


또 저도 거의 비슷한 상태이고요.


그래서 지금은 뭐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라든지 이런 계획이나 이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닙니다.


지금은 그냥 암담합니다.


서현아 앵커 

잘잘못을 떠나서 민간단체가 이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지금의 법과 제도가 작동을 안 하고 있기 때문일 겁니다.


신상공개 기준에 대한 어떤 사회적 합의와 그리고 양육비 이행을 이끌 제도 보완 정말 정말 시급해 보입니다.


대표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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