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탐사 경쟁 본격화…미, 기업 앞세워 올해 5차례 착륙 승부수(종합)
심우주 교두보·자원 미개척지 둘러싼 쟁탈전 가열
미, '전략적 경쟁자' 중국 맞서 반세기만의 달복귀 잰걸음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황철환 기자 = 미국이 민간 기업들을 앞세워 점점 치열해지는 달 탐사 경쟁에서 본격 승부수를 던진다.
기술혁신과 비용절감을 기치로 내건 미국 우주기업들은 올해만 5차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을 위해 달 착륙을 시도한다.
선발주자로 8일(현지시간) 오전 우주기업 애스트로보틱(Astrobotic)의 무인 착륙선이 발사에 성공했다.
애스트로보틱의 페레그린은 록히드 마틴과 보잉의 합작사인 유나이티드 론치 얼라이언스(ULA)가 개발한 차세대 로켓 '벌컨'에 탑재돼 달로 날아올랐다.
이 착륙선은 미래 우주 비행사를 위한 방사선 위험 측정 장치를 포함해 여러 NASA 장비를 탑재하고 다음 달 23일 달 착륙을 시도할 예정이다.
애스트로보틱 측은 올해 말 착륙선 그리핀을 추가로 발사할 예정인데, 여기에는 달의 얼음 퇴적물을 연구하는 NASA의 로버(rover)가 실리게 된다.
미국에서는 다음달에도 또 다른 기업 인튜이티브 머신(Intuitive Machines)의 착륙선이 추가로 발사될 예정이다.
텍사스주 휴스턴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 머신의 노바-C 우주선은 민간 기업인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탑재돼 발사될 계획이다.
이 우주선에는 달 착륙 중에 솟아오르는 잔해 기둥을 연구하는 장치와 같은 NASA 장비들이 실려있다.
인튜이티브 머신 측은 올해 말에 두 번째 노바-C 우주선을 보낼 예정이다.
이들 외에 텍사스주 오스틴 부근에 본사를 둔 파이어플라이 에어로스페이스(Firefly Aerospace)가 블루 고스트(Blue Ghost) 우주선을 발사해 올해 중 달에 착륙시킬 계획이다. 여기에는 스페이스X 로켓이 이용된다.
이들 발사 중 어느 것 하나라도 성공한다면 미국으로서는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달 표면에 돌아가게 된다.
민간 기업을 앞세운 미국의 이 같은 노력은 달 착륙 경쟁이 세계적으로 달아오르는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달 착륙 성공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고, 일본은 지난해 9월 우주 공간으로 발사한 자국 최초의 달 탐사선 '슬림'(SLIM)을 이달 하순 착륙시킬 예정이다.
미국과 중국은 우주인들을 달 표면에 보내 궁극적으로는 영구 정착지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달은 인류가 심우주로 나가기 위한 전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데다가 각종 자원이 풍부한 미개척지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
특히 NASA는 올해의 경우 민간업계가 미국 착륙선의 설계와 운영을 주도하도록 하고 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NASA가 달 탐사 업무를 관리해오던 방식에서 벗어난 것이라는 게 WSJ의 설명이다.
NASA는 1969년을 시작으로 우주비행사를 여러 차례 달에 보냈던 아폴로 프로그램 기간 수십만 명의 직원과 막대한 예산에 의존해 전체 과정을 주도했다.
하지만 이제 NASA는 공급자보다는 고객으로서, 더 적은 자금을 투입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우주인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오가도록 하는 데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를 활용하는 등 NASA는 일부 작업을 민간 기업들로 옮기고 있다.
NASA는 여러 민간기업이 서로 경쟁하도록 하면서 중장기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 우주 탐사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 계획의 일환으로 애스트로보틱스와 인튜이티브 머신 등에 NASA의 장비를 달에 운송하는 임무를 맡긴 것도 이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다.
NASA는 애스트로보틱스에 1억800만 달러(약 1천400억원)를 지불했고, 인튜이티브 머신 등과도 비슷한 계약을 체결했다고 한다.
이처럼 외부에 의존하는 방식은 이전 접근법보다는 리스크가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탈 탐사 작업은 거리나 달 지형을 포함해 많은 어려움이 있다.
지난해 일본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와 러시아가 잇따라 착륙선을 달에 내리려 했으나 모두 실패한 바 있다. 미국도 계획 지연과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NASA 관계자들은 미국의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의 적극적인 달 탐사에 긴장하고 있다.
중국은 우주 탐사가 모든 국가와 인류에 이익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최근 수년간 달 표면에 연구 장비들을 보내고 있다.
특히 NASA는 중국이 달 남극 근처에서 수자원을 선점해 지속적인 주둔이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우려하고 있다.
렌슬리어 폴리테크닉 대학(RPI)의 샌딥 싱 조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 NASA가 달 착륙 임무를 민간이 다루도록 하면 기술 발전이 촉진될 것이라며 "더 일찍 했더라면 더 이른 시기에 달에 되돌아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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