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가 몰래 한 통화 녹음…대법 "사회통념 벗어나지 않으면 증거 인정"
【 앵커멘트 】 배우자 몰래 휴대폰에 자동 녹음 앱을 설치해 얻게 된 녹음파일도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습니다. 다만 대법원은 사생활을 중대하게 침해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도 붙였습니다. 홍지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9년 치러진 부산 수산업협동조합장 선거에서 선거운동원이던 최 모 씨의 불법 선거운동 혐의가 적발됐습니다.
최 씨는 유권자들을 만나 20만 원 정도의 현금을 건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최 씨의 휴대전화에서 나온 통화녹음 파일이 핵심 증거였습니다.
최 씨의 배우자가 남편 몰래 휴대전화의 자동 녹음기능을 활성화해 녹음된 파일이었습니다.
최 씨는 배우자와의 통화에서 "반 정도 돌렸다", "단속에 걸려도 벌금을 정리해주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쟁점 역시 몰래 녹음한 부부의 통화 내용이 증거로 쓸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대법원은 1심과 2심의 판단처럼 증거 사용이 가능하다고 보고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더라도 중대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에 배우자와의 통화를 증거로 인정한 겁니다.
▶ 인터뷰 : 주영글 / 변호사 - "증거수집의 위법성이 사회통념에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면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해 준 판결입니다."
다만, 여전히 "인격권 침해가 심각한 경우에는 증거능력이 부정될 수 있다"고 선을 그어 개별 사안에 따라 증거능력 인정 여부가 달라질 전망입니다.
MBN뉴스 홍지호입니다. [jihohong10@mbn.co.kr]
영상편집 : 김미현 그 래 픽 : 최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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