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적 정치 현실에 짐 싸는 초선들…OB는 용퇴 대신 속속 출사표 [뉴스분석]

김승환 2024. 1. 8.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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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여야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문 내용 중 일부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아직 양당이 '공천 모드'에 돌입하지 않아 다선 의원들의 '결단'이 본격화하지 않은 걸 고려해야 하겠지만, 초선 위주로 불출마 선언이 터져나오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과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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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잇단 불출마 선언 왜
與 김웅 “국힘, 민주적 정당 아냐”
민주 홍성국 “당리당략 논리 심화”
진영논리에 소신파 공간 축소
기성정치 높은 벽에 환멸 표출
OB는 용퇴 대신 속속 출사표

“저는 국민께 표를 달라고 할 수 없습니다.”(국민의힘 김웅 의원)

“지금의 후진적 정치구조가 가진 한계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더불어민주당 홍성국 의원)
김웅 국민의힘 의원(왼쪽),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뉴시스
이는 여야 초선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문 내용 중 일부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은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며 불출마 선언을 했다. 민주당 홍성국 의원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지난 4년간 국회의원으로서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 사회를 바꿔 보려 노력”했지만 후진적 정치구조·당리당략 논리 심화 등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이들의 변에서 우리 정치에 대한 환멸과 좌절이 드러난다.

이날 국민의힘 김 의원 불출마 선언으로 양당에서 22대 총선 출마 뜻을 공식적으로 접은 초선 의원만 5명이 됐다. 초선 의원 외 불출마 뜻을 밝힌 양당 의원은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3선)과 국회의장을 지낸 민주당 박병석 의원(6선), 우상호 의원(4선)이 전부다. 아직 양당이 ‘공천 모드’에 돌입하지 않아 다선 의원들의 ‘결단’이 본격화하지 않은 걸 고려해야 하겠지만, 초선 위주로 불출마 선언이 터져나오는 것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과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당내 소신파의 공간을 점점 축소시키는 진영 논리의 심화, ‘줄서기’ 없이는 신인이 착근하기 어려운 기성정치 폐쇄성 등이 바로 그것이다.

전예현 정치평론가는 이날 통화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초선 의원들에 대해 “모두 비정치 영역에서 일하던 분들이 정치 영역에 들어왔는데 나름 소명의식을 가지고 일하려 했지만 증오정치, 계파정치로 물든 현실 앞에서 실망하고 좌절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는 “초선 의원의 불출마 선언 배경을 하나로 해석하긴 어렵겠지만 분명 기성정치의 벽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는 건 분명하다”며 “소신 있고 국민과 교감할 줄 아는 의원은 불출마하고, 왜 출마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 없는 분들이 서로 출마하려는 세태”라고 평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올드보이(OB)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출마 의사를 속속 밝히고 있다. 당장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CBS라디오에서 “(총선 출마) 결심을 굳혀 가고 있는 과정에 있다”며 사실상 출마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전 대표는 부산 지역에서 6선을 지낸 인사다. 이밖에 이인제 전 의원(6선)이 최근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박근혜정부 실세로 통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4선)의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4월 총선에서 전주병 선거구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야권에서는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이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 전주병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당시 선언문에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이재명을 지키는 데 중심이 되겠다”고 했다. 정 전 장관은 전주병에서 총 4선을 지낸 인사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4선)은 이미 출마 의사를 공식화하고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활동 중이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그분(OB)들은 현 정치의 여러 잘못된 부분들에 대해 본인이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할지 모르지만 국민들의 평가는 분명 다르다”며 “각 당 지도부가 그들의 출마에 대해 ‘우리가 지향하는 정치적 방향과 다르다’는 부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환·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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