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주목한 ‘불닭’ 주역…“기업살린 주부 며느리, 한편의 드라마”

WSJ, 김정수 삼양라운드 부회장 인터뷰
경영 참여부터 불닭볶음면 개발까지 조명
“소스 2톤·닭 1200마리 써가며 불닭연구
처음엔 만든 나도 못먹을 정도로 매웠죠”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 [사진 출처=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라운드스퀘어가 불닭볶음면의 성공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삼양라운드스퀘어는 지난해 7월 삼양식품그룹이 회사명을 바꿔 출범한 지주사로 글로벌 사업을 전담하고 있다. 8일 삼양라운드스퀘어에 따르면 김정수 부회장은 최근 글로벌 시장 개척을 위해 신제품위원회를 주도하면서 글로벌 시장 맞춤형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김 부회장은 최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와 인터뷰에서 “미국서 인스턴트 라면 가운데서도 분명히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 있다”라고 밝혔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은 미국 코스트코와 월마트 등과 같은 대형마트 위주로 진출해 있으며 조만간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에도 납품할 예정이다.

김 부회장은 불닭볶음면을 개발부터 판매까지 주도한 것으로 유명하다. 김 부회장은 2011년 서울 명동에서 딸과 함께 매운찜닭집에 길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고 매운맛의 중독성을 확인했고 이를 제품화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2006년부터 구성된 신제품 위원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했고 결국 매운 소스 2t과 닭 1200마리를 사용하면서 연구한 끝에 ‘불닭 소스’를 개발할 수 있었다.

이렇게 탄생한 불닭볶음면을 두고 김 부회장 또한 “처음 시제품을 시식했을 때 거의 먹지 못했지만 오래 먹다 보니 갈수록 맛있고 익숙해졌다”고 말했다. WSJ는 이번 인터뷰에서 김 부회장이 전업주부로 있다 삼양식품이 경영난을 겪은 뒤 합류한 경력을 두고 “한국 드라마의 한 페이지를 찢고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최근 들어 삼양라운드스퀘어의 글로벌 행보는 단순히 식품 산업에 그치고 있지 않다. 김정수 부회장의 장남인 전병우 상무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에 참석하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전 상무가 푸드테크 신사업을 점검하고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파악해 중장기적으로 그룹 방향성과 접목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