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00만원에 숙식 제공에도 외국인노동자 인력난…제도·인프라 부족에 어민들도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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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강릉 주문진의 한 조업장.
초고령화된 강원지역 어촌계가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고 있지만, 조업특성과 시기에 따른 업종 변경이나 이직이 매우 잦아 현장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만난 황왕일 선장은 "한국 사람들은 4대 보험에 숙식까지 제공해준다고 해도 오지 않는다"며 "외국인에게는 월 400만 원에 숙식도 제공하고 있지만 고용주들이 뒷돈을 얹어서라도 서로 데려가려고 한다. 외국인들도 그에 따라 이동하니 고용상황이 엉망진창"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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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오전 강릉 주문진의 한 조업장. 어번기 막바지에 접어든 이날 올린 그물에서 양미리를 걷어내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단순 작업을 하는 20∼30대 베트남·태국 출신 노동자들이 눈에 띄었다. 이 조업장 종사자 30여명 중 외국인은 무려 25명, 80% 이상이다. 반면 조업장을 운영하는 황왕일(60) 선장을 비롯한 주문진 일대 한국인 어부들의 평균 나이는 65세 이상. 이 지역 조업장 20여 곳 중 40대 이하 한국인이 운영하는 곳도 1곳뿐으로 파악됐다.
초고령화된 강원지역 어촌계가 외국인 인력에 의존하고 있지만, 조업특성과 시기에 따른 업종 변경이나 이직이 매우 잦아 현장 인력난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만난 황왕일 선장은 “한국 사람들은 4대 보험에 숙식까지 제공해준다고 해도 오지 않는다”며 “외국인에게는 월 400만 원에 숙식도 제공하고 있지만 고용주들이 뒷돈을 얹어서라도 서로 데려가려고 한다. 외국인들도 그에 따라 이동하니 고용상황이 엉망진창”이라고 토로했다. 19세에 처음 배를 탄 후 아직 ‘청년층’에 속하는 전용철(53) 선장도 “외국인 없이는 일이 안되는데 현장 인력난이 매우 심각하다”며 “이러한 상황을 잘 아는 외국인들이 급여 인상을 요구하면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귀어 4년째인 정기영(55) 선장 역시 “일대에 젊은 인력은 전부 외국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문성 있는 젊은 선장은 차치하고 기본 작업자 층에도 한국인이 없다”며 “70대 부부 선주들도 있는데 이들이 언제까지 더 일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했다.
도여성가족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도 인구유입을 위한 이주노동자 실태조사’ 보고서도 이같은 현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도내 어업(E9-04)·선원취업(E10) 비자로 거주하는 외국인은 1667명이었다. 제조업(2028명)·농업(1771명) 다음으로 많다. 주문진 지역 외국인노동자만 따져봐도 260여명(단기 200명·고정 60명)으로 추산된다. 반면 도내 어업종사자 중 청년(만19∼39세)은 2019년 576명에서 지난 해 423명으로 최근 3년 사이 153명 줄었다.
현장에서는 어촌지역 외국인인력 채용 방식과 교육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지원 방안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정 선장은 “여기 사는 외국인 고정인력 60명의 숙식을 모두 어민들이 책임지고 있다”며 “어촌 수익구조는 한철 장사인데 외국인 장기 고용에 대한 부담이 크다”고 했다. 이정민 도여가원 연구위원은 “어업에 종사하는 도내 외국인노동자가 많지만 어촌 특성에 맞춘 비자제도와 주거·언어교육 인프라가 부족하다”며 “도 차원의 지역맞춤형 제도 개발이 절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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