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아동학대범’으로 몬 악마의 편집… 그 뒤 장면 보니

김명진 기자 2024. 1. 8.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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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충북 청주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위원장과 한 어린이가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한 위원장이 '이재명처럼 되고 싶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왼손으로 집어 카메라 프레임 밖으로 내보내는 모습이다. /유튜브 김사랑 시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린이와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난하는 피켓을 사진에 함께 찍히도록 하고는 즐거워했다는 내용의 사진·영상 게시물이 온라인에 확산했다. 사실 이 사진과 영상은 전후 상황을 잘라낸 왜곡 편집본이었다. 실제로는, 한 위원장은 기념 촬영 직전에 어린이가 들고 온 피켓 내용을 확인하고는 피켓이 사진에 찍히지 않도록 치워버리는 모습이 있었다. 더불어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조차 영상물 왜곡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8일 친민주당 성향 정치 유튜브 채널 ‘정치쉽단’에는 <한동훈, ‘아동 학대’ 현장을 즐겼다>라는 제목으로 1분 34초짜리 영상이 올라왔다. 지난 4일 청주 장애인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민의힘 충북도당 신년 인사회에서 한 위원장과 한 어린이가 기념사진을 찍는 순간 3~4초 가량을 편집한 영상이다. 이 채널 구독자 수는 40만명이다.

‘정치쉽단’에 올라온 유튜브 영상만 보면, 한 위원장은 한 초등학생이 건넨 카메라로 그와 기념사진을 찍는다. 이때, 누군가 손팻말을 두 사람 사이에 밀어넣는다. 거기에는 이런 글귀가 써 있다.

/정치쉽단 유튜브

“한동훈 위원장님은 저의 큰 희망입니다. 한동훈 위원장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이재명처럼 되고 싶지 않습니다. -공부 잘하는 초딩의 맹세입니다.-”

유튜버는 이 장면을 해설하면서 “이 피켓을 아이가 직접 만들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피켓에 눈길을 한번 준 뒤 미소를 띤 채 아동과 사진을 찍는 것처럼 보인다.

해당 유튜버는 “피켓을 들이민 사람의 행위는 아동학대이고, 한동훈은 이 상황을 문제의식 없이 즐겼다”고 비판했다.

친민주당 성향 유튜브 채널 '정치쉽단'이 올린 영상에 자막을 입힌 게시물. /유튜브

이 영상은 클리앙과 딴지일보, 82쿡 등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했고, “아이에게 혐오를 가르친다”며 비난이 쏟아졌다. 친국민의힘 커뮤니티에서도 “그동안 운동권이 하던 짓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전후 맥락이 담긴 ‘풀 영상’을 보면 실제 상황은 편집본과는 정반대다.

같은 날 유튜버 ‘김사랑 시인’이 찍어 올린 영상을 보면, 문제의 피켓은 맨처음 아이가 들고 나타난다. 아이가 한 위원장 근처에 앉았고,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한 한 위원장 대신 그 옆에 배석한 사람이 팻말을 건네받아 한 위원장에게 전달하며 사진 촬영을 권한다.

한 위원장은 문구를 확인하더니, 옆 배석자에게 한마디 건네고선 해당 팻말을 자기 허벅지 위에 올려뒀다. 그리곤 아이에게서 휴대전화를 건네받은 뒤 그의 어깨에 손을 두르고 기념사진을 찍으려고 한다.

이때 옆사람이 팻말을 도로 들어서 두 사람 사이에 밀어넣는다.

주변에서는 해당 팻말에 적힌 문구를 보고 웃음이 터져나왔고, 배석자는 계속해서 팻말을 카메라에 찍히도록 들이미는데, 이때 한 장관은 아이 어깨에 두른 왼손으로 팻말 끄트머리를 잡고는 카메라 프레임 밖으로 나가도록 밀어내는 모습을 보인다.

한 장관은 촬영을 마친 뒤 아이가 다시 그 팻말을 건네자, 그 내용을 다시 읽어보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팻말을 돌려주며 상황이 마무리된다.

딴지일보 등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사이트를 중심으로 이 영상이 확산하는 가운데, 전체 영상을 본 이들 사이에선 ‘편집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82쿡에는 “편집해서 선동용으로 쓰지 말라”는 비판 글이 올라왔다.

‘아이 얼굴을 그대로 노출한 친민주당 유튜버의 행위가 진짜 아동학대’라는 비판도 나왔다.

‘정치쉽단’에 올라온 짜깁기 편집본 영상은 이날 8시에 다시 확인했을 때, ‘비공개’ 처리된 상태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영상을 보면, 누가보더라도 한 위원장이 그 아이가 가져온 팻말을 보고 이상해서 다른 손으로 뺏은 다음 셀카를 찍고, 그 후 내용을 보고 고개 저으며 이러면 안 된다고 뒤집어서 돌려준 것인데, 이걸 앞뒤 잘라 이렇게 아이 얼굴까지 노출시키며 왜곡 선동하는 것에 대해 분명한 법적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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