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져도 안 가" 2지망 열어도 '0명'…충청 필수의료 올해도 휘청

최다인 기자 2024. 1. 8.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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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지역 수련병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기피 분야의 의사 인력 유입을 늘리기 위해 열어둔 전공의 2지망 모집에도 공석이 채워지지 않는데다 전문의의 이탈 조짐까지 보이면서다.

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전공의) 모집 결과에서 충청권의 대부분 수련병원의 필수진료과 2지망 지원자가 0명으로 집계됐다.

1지망 모집에서 탈락하게 되면, 다음 모집 때 다시 도전해야 하는데, 재수 대신 필수의료 과목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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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대·건양대·가톨릭대·단국대 필수과 2지망도 0명, 충북대 2명 포기
인기과 탈락해도 기피 여전, 전공의 공백에 전문의 '개원가' 이탈 조짐
충남대병원 앞에서 한 환자가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대전일보 DB

충청지역 수련병원들의 표정이 어둡다.

기피 분야의 의사 인력 유입을 늘리기 위해 열어둔 전공의 2지망 모집에도 공석이 채워지지 않는데다 전문의의 이탈 조짐까지 보이면서다.

의료계에선 필수의료를 지원하는 정부정책에 법적책임 완화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 내용이 담겨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온다.

8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2024년도 상반기 레지던트(전공의) 모집 결과에서 충청권의 대부분 수련병원의 필수진료과 2지망 지원자가 0명으로 집계됐다.

대전에선 충남대·건양대·을지대·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모두 필수과 2지망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이로써 충남대병원은 흉부외과와 소아과가 공석인 채로 상반기 모집을 마감했으며, 건양대병원은 흉부외과와 산부인과의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을지대병원은 소아과, 대전성모병워은 소아과와 산부인과 두 분야 지원자가 없었다.

충남의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단국대병원도 필수과에 한해 2지망을 열어놨지만, 아무도 지원하지 않으면서 소아과, 외과의 공석을 채우지 못했다.

지원자는 있었지만, 최종 등록으로 이어지지 않은 곳도 있었다.

충북대병원의 경우 2지망으로 가정의학과에만 2명이 지원했지만, 결국 최종 등록에서 모두 포기하면서 공석으로 남게 됐다. 포기한 사유에 대해 병원 관계자는 '개인 사정'이라고 했지만, 기피 현상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이외에 소아과, 흉부외과, 외과도 1지망과 2지망 모두 지원자가 없어 자리를 채우지 못했다.

전공의는 의과대학 졸업 후 의사 자격을 취득하고, 1년 인턴 과정을 거친 뒤 전공과목을 정한다. 전공과목이 생기는 레지던트 1년 차 모집에서는 단 한곳의 수련병원 1개 과에만 지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레지던트 모집부터 필수의료 과목에 대해서만 2지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1지망 모집에서 탈락하게 되면, 다음 모집 때 다시 도전해야 하는데, 재수 대신 필수의료 과목을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취지다. 2지망 대상 과목은 외과와 심장혈관흉부외과, 소아청소년과, 병리과, 산부인과, 가정의학과 등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도에도, 인기과 탈락 시 비인기과 지원보다 재수를 택하는 분위기가 만연한 실정이다.

더욱이 전공의 공석이 채워지지 않은 곳에선 전문의 이탈 조짐까지 보이고 있어 처우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대전 소재 A수련병원에선 전공의 공석이 이어지던 진료과의 전문의 중 일부가 사직 후 개원한 사례가 잇따랐다. 전공의 공백으로 업무는 느는 반면 처우는 그대로라는 이유에서다.

한편 정부는 지난 6일 언론을 통해 이달 중으로 필수과를 지원하는 정책 패키지 초안을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지역의 한 의료계 관계자는 "초안에 필수과 의료진에 대한 '법적 책임 완화' 등 실질적인 처우 개선 내용이 담겨야 한다"며 "그래야만 수련 수당, 근무시간 제한 등 정책과 맞물려 향후 추가 모집에서 효과를 거둘 수 있고, 전문의 이탈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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