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토끼 단속+외부 수혈 완료, 광폭행보...삼성, 불펜 왕국 명성 재현한다 [MK이슈]

집토끼 단속과 외부 수혈까지 빈틈이 없는 광폭행보다. 삼성 라이온즈가 불펜 왕국의 명성을 재현할 조짐이다.

삼성 라이온즈가 8일 “투수 김대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 세부 내용은 계약 기간 2년, 총액 4억원(계약금 1억원, 연봉 2억원, 옵션 1억원)이다

2011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김대우는 2016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KBO리그 통산 352경기에 출전하여 27승 26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5.75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에는 44경기 2패 4홀드 평균자책 4.50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은 내부 FA 미계약자 가운데 선발과 불펜에서 전천후로 활약할 수 있는 김대우를 붙잡으며 마운드 전력 유출을 최소화했다. 특히 마운드 구성상 가장 부족한 자원인 잠수함투수 자원을 붙잡으면서 최소한의 약점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드러난 계약이다.

계약 직후 삼성은 “김대우는 팀에 부족한 언더핸드 투수로서 기존 투수진에 다양성을 더함은 물론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이야기했다.

계약을 마친 김대우는 “다시 한번 삼성 팬들의 응원 소리를 들으며 야구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전보다 나은 성적과 좋은 경기력을 팬들께 보여 드리고 싶다”라고 계약 소감을 밝혔다.

선발과 불펜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지만 우선 김대우는 불펜으로 분류된다. 결과적으로 스토브리그에서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는 불펜 강화의 행보의 연장선이라는 뜻이다.

스토브리그 시작부터 삼성의 이런 방향성은 뚜렷하게 읽혔고, 행보도 거침 없었다.

가장 먼저 삼성은 FA(자유계약선수) 김재윤과 4년간 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 등 최대 총액 58억원의 조건에 사인하면서 화끈한 오프시즌 행보를 시작했다.

휘문고 출신인 김재윤은 지난 2015년 KT 2차 특별 13순위로 프로에 입문했다. 프로 통산 481경기에 나서며 44승 33패 17홀드 169세이브를 기록했다. 특히 2021년 이후 3시즌 연속 30세이브 이상을 달성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클로저로 명성을 쌓았다.

최근에는 한 명의 마무리 투수를 또 추가했다. 바로 지난 시즌 26세이브를 올린 전 키움 히어로즈 마무리 투수 출신의 임창민이다.

삼성은 5일 “임창민과 계약 기간 2년,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 조건에 FA 계약을 맺었다”라고 전했다.

2008년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한 임창민은 NC 다이노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면서 통산 487경기 27승 29패 122세이브 57홀드 3.7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2023시즌 키움에서 51경기 46.2이닝 2승 2패 26세이브 1홀드 2.5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계약을 마친 임창민은 “삼성이라는 명문팀에서 적극적으로 영입 의사를 보여주셔서 입단을 결심하게 되었다”라며 “삼성 라이온즈에는 열정적인 팬들이 많다. 그 기대에 부응하는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삼성은 “베테랑 투수 임창민 영입을 통해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진 구축과 팀 내 어린 선수들과의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결과적으로 삼성은 통산 569세이브를 올린 오승환·김재윤의 최강 더블 스토퍼 조합에 추가로 통산 122세이브를 기록한 임창민을 불펜에 영입하면서, 3명의 마무리 투수를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는 호사를 누리게 됐다. 이들 3명이 기록한 통산 세이브 숫자만 691세이브로 나머지 9개 구단에선 범접할 수 없는 경력의 선수들이 불펜에서 합을 맞추게 됐다.

단순히 지난 시즌만 놓고봐도 리그 구원 세이브 부문 2위 김재윤(32세이브), 공동 3위 오승환(30세이브), 6위 임창민(26세이브)이 한 팀에서 뛰게 된 ‘불펜 어벤저스 조합’이다.

오승환 또한 FA 신분으로 아직 삼성과 계약에 사인하지 않았지만 양측 모두 계약에 깊은 공감대를 갖고 있어 사실상 잔류가 유력한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오승환·김재윤이라는 역대 최강 수준의 더블 스토퍼 조합을 완성한 삼성은 8회 필승조로도 마무리 투수 수준의 임창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오승환 또한 설명이 불필요할 정도의 자타공인 한국 마무리 투수의 역사다. 추신수·김강민과 함께 현역 최고령 선수이기도 한 오승환은 올 시즌 전반기 26경기서 2승 3패 1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4.80의 깊은 부진에 빠지며 흘러간 세월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후반기 32경기서 2승 2패 20세이브 평균자책 2.20으로 완전히 살아나면서 시즌 최종전이었던 10월 14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 마지막 등판 경기서 KBO리그 역대 최초의 개인 통산 400세이브라는 대기록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 시즌 전체 성적도 58경기 4승 5패 30세이브 2홀드 평균자책 3.45로 건재함을 보인 오승환이다.

삼성을 상대하는 다른 팀 입장에선 접전 상황의 경기 후반이나 리드를 내준 시점에서 매우 답답한 경기가 펼쳐질 수 있다.

더불어 삼성은 지난해 진행된 2차드래프트에서도 수준급 좌완+언더 투수를 추가하며 불펜의 뎁스를 더한 바 있다.

당시 삼성은 좌완 최성훈·언더핸드 양현을 각각 LG와 키움에서 데려와 불펜의 다양성과 뎁스를 한번에 채웠다.

비록 수년간 팀의 셋업맨으로 활약했던 우규민이 KT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아 이적했지만, 불펜 쇄신과 변화를 위해 의도한 결과이기도 했다. 당시 해당 드래프트 결과에 대해 이종열 삼성 단장은 “전반적으로 우리가 구상했던 시나리오대로 흘러갔고 지명 결과에 만족스럽다”며 흡족한 속내를 전했다.

일단 최성훈의 영입으로 팀의 고질적인 좌완 불펜 기근을 메웠다. 삼성은 “좌완투수 영입으로 좌완 불펜 투수진의 뎁스 강화했다”며 최성훈의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최성훈은 올 시즌 리그 최강의 LG 불펜에선 비중이 적었지만 프로 통산 269경기에서 8승 8패 23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 3.97을 기록하는 등 구원투수로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

또한 삼성은 양현을 데려와 우규민의 공백을 어느정도는 메우는데도 성공했다. 양현의 지명에 대해 삼성은 “우완언더 땅볼 유도형 선수로 불펜투수 다양화 목적을 갖고 있다”면서 “우규민 선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현 또한 통산 260경기서 14승 14패 35홀드 4세이브 평균자책 4.06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최근 몇년간은 커리어가 내림세에 있지만 키움에서 몇 시즌간 주축 구원진으로 활약한만큼 불펜의 깊이를 더해줄 수 있을 전망이다.

김대우의 잔류까지 포함해 삼성에 가장 반가운 요소는 올 시즌 팀 구원 평균자책(5.16)이 유일한 5점대에 그치며 매우 부진했던 불펜진의 다양성과 뎁스의 깊이, 퀄리티의 수준까지 총체적으로 월등하게 좋아졌다는 점이다.

이같은 삼성의 스토브리그 행보는 과거 삼성 왕조 시절 권오준-안지만-오승환으로 이어졌던 역대 최강 불펜을 떠올린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당시 삼성은 강력한 선발 마운드와 3명의 리그 최강 구원투수로 이뤄진 철벽 불펜을 앞세워 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한 바 있다.

당시와 물론 상황은 다르다. 하지만 불펜의 경험과 현재 기량, 내년 기대치만큼은 결코 당시와 비교해 손색이 없다. 삼성이 찬란했던 불펜 왕국의 명성을 재현할 채비를 마쳤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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