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우, 스윙맨으론 가장 좋은 투수" 단장의 평가, 2년 4억에 FA 도장... '삼성의 베테랑 수집'엔 철저한 검증 시스템이 있었다
이번엔 김대우(36)다. 삼성 라이온즈는 8일 "투수 김대우와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세부 내용은 계약 기간 2년에 총액 4억원(계약금 1억원, 연봉 2억원, 옵션 1억원)이다.
삼성은 영입 발표 후 "김대우는 팀에 부족한 언더핸드 투수로서 기존 투수진에 다양성을 더함은 물론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전천후 활약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김대우는 서울고-홍익대를 거쳐 넥센 히어로즈(키움 전신)에서 3시즌 동안 활약한 뒤 2016년 채태인과 트레이드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우규민(KT 위즈)을 보호선수 35인 명단에 묶지 않으며 2차 드래프트에서 이탈을 예상한 삼성은 또 다른 잠수함 양현을 영입했다. 여기에 김대우까지 붙잡으며 옆구리 투수 구성에 변화를 줬다.
지난 시즌 44경기에서 64이닝을 투구하며 승리 없이 2패 4홀드를 기록했다. 개인적인 성과를 내기 힘든 보직을 맡아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해냈고 평균자책점(ERA) 4.50을 써냈다. 크게 특별할 게 없는 성적이라고 평가할 수도 있지만 지난해 삼성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종료 후 FA를 선언했다. 크게 주목을 받은 선수는 아니다. 작년 연봉은 7000만원이었고 C등급으로 분류됐다. 보상선수를 내주지 않아도 됨에도 타 팀에서 적극적으로 달려들지 않았다.
물론 불펜 보강의 필요성은 확실했다. 지난 시즌 ERA 4.60으로 최하위에 머물렀고 그 중에서도 불펜은 5.16으로 크게 흔들렸다. 역전패(38회) 1위라는 불명예가 바로 불안한 불펜에서 기인했다.
다만 삼성은 외부 자원에 먼저 집중했다. 스토브리그가 열리자마자 4년 총액 최대 58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합계 28억원, 인센티브 합계 10억원)을 데려왔다. 여기에 2차 드래프트에선 1라운드에서 4억원을 주고 LG 트윈스의 좌투수 최성훈(34)을 데려왔고 우규민을 내주면서도 2라운드에선 3억원을 들여 키움 히어로즈 잠수함 양현(31)을 영입했다.
지난 5일엔 또 다른 베테랑 우투수 임창민(39)과도 FA 계약을 맺었다. 2년에 총액 8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 4억원, 옵션 1억원)으로 불펜을 보강했다. 에이징커브(노쇠화에 따른 급격한 기량 저하) 위험 부담이 있지만 지난해에도 키움에서 2승 2패 26세이브 1홀드 ERA 2.51로 맹활약했기에 불펜진에 안정감을 실어줄 수 있는 카드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드디어 김대우의 차례가 왔다. 김대우의 영입 이후 스타뉴스와 통화가 닿은 이종열 삼성 단장은 "일단 우리 중간 투수들이 새로 영입한 선수들은 짧게 짧게 던지는 선수들이라면 김대우 선수 같은 경우에는 스윙맨 역할을 한다"며 "2이닝, 길게는 3이닝을 던지는데 그 정도 던질 수 있는 투수 중에는 가장 좋은 투수이고 또 삼성에 대한 로열티도 있다. 제 입장에서는 가장 필요한 선수 중 한 명이었다"고 계약 배경을 설명했다.
김대우 또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계약 발표 후 구단을 통해 "다시 한 번 삼성 라이온즈 팬들의 응원소리를 들으며 야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는 그는 "고참 선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이전보다 나은 성적과 좋은 경기력을 팬들께 보여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럼에도 김재윤을 데려왔고 이민호와 임창민과도 새로 계약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서도 투수 슬롯 한 자리를 더 메웠다. 내부 FA 투수 중 하나인 김대우와도 사인을 마쳤다.
팬들 또한 이러한 삼성의 행보에 만족감을 나타내고 있다. 연이은 알짜영입에 대해 이 단장은 "우리도 샐러리캡에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고 또 (영입된) 선수들이 조금씩 양보도 해주고 거기에 잘 맞춰준 덕분"이라며 "당연히 고민을 많이 한 결과들이다. 이 선수가 팀에 와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지 않으면 사실 영입하지 않는다. 저 혼자만의 생각이 아니고 트레이닝 파트에서 몸 상태를 반드시 체크한 뒤 스태프들의 얘기를 들어보고 그 다음에 각 팀장하고 같이 회의를 통해서 가장 효과적인 선수라고 판단이 되면 영입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A 최대어였던 김재윤은 물론이고 반등 여부가 불투명한 이민호, 나이가 많은 임창민과 이날 FA 계약을 맺은 김대우까지 모두 이러한 철저한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은 것이다.
벌써부터 내년 시즌 삼성의 강해진 마운드에 대한 기대가 부풀고 있다. 이제 진짜 딱 한 명. 오승환만 남았다. 이 단장은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당부했다.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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