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 피습 뒤 댓글창에 드러난 한국 사회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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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야당 대표의 피습 속보를 확인하고, 기분이 이상했다.
댓글 창엔 야당 대표에 대한 비방과 비난, 조롱, 억측 등이 쏟아지고 있었다.
야당 대표 피습 기사를 두고 지난 일주일 동안 펼쳐진 혐오의 댓글 창에 이러한 상황이 적용됐다고 생각한다.
먼저 읽고, 이어 생각하고, 그다음 판단하며 한국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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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면] 최종범 | 취업준비생
지난주 야당 대표의 피습 속보를 확인하고, 기분이 이상했다. ‘이재명 대표는 목 부위를 날카로운 흉기로 찔린 이후 쓰러졌다.’ 이 짧은 한 문장만으로 온몸에 소름이 끼쳤다. 그러나 더 무서운 게 남아 있었다. 기사 댓글 창이었다. 평소 포털 뉴스에서 속보를 확인하는 나로서는 경험적 직감이 있었다. 무분별한 비방과 비난, 눈살 찌푸려지는 댓글들을 예상했다. 불길한 예감은 들어맞았다. 댓글 창엔 야당 대표에 대한 비방과 비난, 조롱, 억측 등이 쏟아지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난 지금, 눈살을 찌푸렸던 댓글 창의 비방과 비난은 여전하다. 아니 오히려 건재하고, 더욱 강화됐다는 느낌을 받았다. 괴리감이 느껴졌다. 인류애는 개인의 선호에 앞설 것이라고 생각했지만,그게 아니었다. 사람이 다친 것을 보면 무섭고, 두렵고, 한편으로는 걱정하는 감정들이 인간의 당연한 감정이라고 생각해 왔던 믿음이 깨졌다.
스포츠 경기를 하다 몸싸움이 격해지면 선수끼리 다툼이 오가기도 한다. 그러나 누군가 다치면 양 팀 선수 모두 달려온다. 다친 선수를 한마음 한뜻으로 걱정해서다. 그들은 열심히 싸운 뒤 승패에 상관없이 서로 웃고 악수하며 유니폼을 교환하기도 한다. ‘경쟁’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상대방의 절멸을 목표로 하는 싸움은 ‘경쟁’보다는 ‘전쟁’에 가깝다. 승패가 전부인 전쟁에서 웃고 떠들 여유는 없다. 그곳엔 오로지 피아의 이분법적 구분만 있을 뿐이다. 적이 살아 있는 이상, 나 자신의 안위가 불안하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서 상대방을 혐오하는 감정은 솟구쳐 오른다. 야당 대표 피습 기사를 두고 지난 일주일 동안 펼쳐진 혐오의 댓글 창에 이러한 상황이 적용됐다고 생각한다.
댓글 창에 흐르는 혐오의 감정은 한국 사회가 정치를 대하는 의식과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나는 맞고 당신은 틀리다, 우리 편은 맞고 당신 편은 틀렸다는 식이다. 그 결과, 야당 대표는 적이 되고 이 과정에 인류애나 걱정의 감정이 끼어들 자리는 없다. 적개심이 끓어오를 뿐이다. 이 현상을 정치로 확장시키면 그곳엔 협치와 타협도 설 자리는 없다. 정치는 사회의 발전과 성숙을 위한 것이기에 서로 다른 편이어도 애증이 필요한데, 그 자리를 혐오가 대체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더 나은 사회를,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기사를 읽고, 자신의 의견과 의사를 표출한다. 먼저 읽고, 이어 생각하고, 그다음 판단하며 한국 사회가 발전하는 과정에 함께 참여하는 셈이다. 그런데 어쩐지 이 과정이 자꾸만 거꾸로 간다. 먼저 판단하고 생각한 뒤에 골라서 읽는다. 쉽게 말해 편견과 색안경, 확증 편향 따위가 넘쳐난다. 순서와 과정이 역으로 가니, 결과도 반대로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한국 사회가 퇴보하고, 후퇴하게 되는 것이다.
혐오와 대립, 피아의 이분법적 구분이 판치고 있다. 개인의 선호가 인류애를 앞서고, 경쟁보다 전쟁이 펼쳐지는 사회다.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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