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테일' 김한솔 "'고거전' 연장? 예산 빠듯..귀주대첩=탈아시아급 연출" ('뉴스레터K')[종합]
[OSEN=장우영 기자] ‘고려 거란 전쟁’ 김한솔 감독과 배우 지승현이 작품 비하인드를 전했다.
8일 방송된 KBS1 라디오 ‘뉴스레터K’에는 공영방송 50주년 특별 기획 KBS2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극본 이정우, 연출 전우성 김한솔, 제작 몬스터유니온, 비브스튜디오스)에서 양규 역으로 열연한 지승현이 출연했다.
이날 ‘솔테일’ 김한솔 감독은 양규의 마지막 전투 연출에 대해 “가장 중점에 둔 건 양규, 김숙흥, 결사대의 죽음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두려고 했다. 민초들이 도망가는 시간을 벌고자 하는 것, 양규 장군이 안 싸우고 피했다면 엄청 높은 자리에 올랐을 텐데 그 이유가 거란에게 공포심을 심어주겠다는 목표였다. 이순신 장군과 비교하는데 퇴각하는 적을 끝까지 공격해서 뼛속까지 고려의 공포를 심어주겠다는 역사적인 해석이라 거란이 느끼는 공포심을 시청자 분들도 느꼈으면 했다. 마지막으로는 단병접전이라는 전투는 짧은 병장기로 근접전을 하는 것으로, 실험적으로까지라도 도전해보고 싶었다. 갑옷을 입는 이유가 근접전에서 기능을 해주는데 그런 부분이 보여진 적은 없었다. 그래서 표현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콘티만 42신, 촬영에만 3일이 걸렸을 정도. 김한솔 감독은 “이번에는 콘티만 짜고 배우들에게 요청한 건 거의 없었다. 극 중반 이후로 가면 콘티를 짜더라도 인물은 배우들이 더 잘하는 순간이 온다. 김숙흥, 양규는 주연우, 지승현이 더 많이 알기에 내가 짠 것보다 200% 더 잘 소화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한솔 감독은 양규 장군을 다시 살려달라는 청취자들의 목소리에 “판타지 사극이라면 가능했을 것 같다. 점을 찍고 나와야 하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김한솔 감독은 “디렉션이 없었다는 건 마지막 전투 때였다. 지승현, 주연우가 거의 빙의해서 알아서 해줬다. 원테이크로 다 가는데 그 안에 다 녹여냈다. 편집을 굳이 해야 하나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고증 관련해서는 캐스팅되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게 국궁 선생님 모셔서 마스터가 됐으면 했다. ‘활의 나라’라고 하지만 사극에서는 로빈훗 사법을 구사한다. 사극 팬들에게 욕을 먹고 있어서 더 고증을 잘 하려고 했다. 깍지를 이용한 사법, 목 가리개도 숙원 사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지승현은 ‘솔테일’ 김한솔 감독에 대해 “매 장면마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흥화진 전투에 꽃이 하나 등장한다. 꽃에서 양규의 불화살로 장면이 변하는데, 그 꽃이 양규의 시체가 들어올 때도 있다. 민초들을 지켜냈다는 희망의 상징으로 생각했는데, 그 꽃의 의미는 ‘나를 잊지 마세요’다”고 말했다. 김한솔 감독은 “양규 장군님과 결사대를 잊지 말아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흥화진에 핀 꽃이 민초라고 생각했다. 양규 장군님은 전사하셨지만 민초는 살아남았다는 뜻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지승현은 “감독님께서 내 이름 옆에 ‘승마’를 쓰고 ‘정말 잘 타야 함’이라고 적어주셨다. 말타고 확 쓰는 법, 국궁 쏘는 법, 시위 얹는 법 등을 어설프게 보여주고 싶지 않아서 연습 많이 했다. 그런 부분에서 양규 장군의 외형을 보여드린 것 같아 시청자 분들께서 좋아해주신 것 같다”며 “활을 배우는 건 어렵다기보다는 숙달된 그림을 보여드리는 게 중요했다. 실제 국궁이었다면 엄청 힘들었을거다. 연습할 때 가장 강하게 당긴 게 60파운드였는데 팔을 뻗기도 어려웠다. 실제로 쓰신 활이 200파운드에 가까운 활이라고 하니 자세, 활 시위 얹는 것들에 많은 시간이 들었다. 특별히 체력적으로 힘든 건 마지막 백병전에서 ‘많이 맞아야 한다’고 하시더라. 그래도 좋았던 건 철갑이 튀고 부러지는 걸 보여줬기 때문이다. CG가 더해지면서 정말 잘 구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증을 잘했다는 평가에 대해서 김한솔 감독은 “뿌듯하다. 역사책에 ‘양규의 분전’으로 딱 한 줄만 나와있다. 그래서 각색하지 말고 그대로 표현해도 드라마틱한 게 많아서 새롭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 분을 알았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순신 장군과 아주 단순 비교해도 양규 장군이 살짝 뛰어 넘는 부분이 있다. 그런데도 왜 잘 모를까 싶어서 잘 보여주고 싶었다. 그리고 지승현이 제대로 보여줬다는 점이 신의 한 수였다”고 말했다. 지승현은 “대본 받고 양규 장군을 몰라서 부끄러웠다. 이번 작품 통해서 알려야겠다는 마음이 컸다. 몇 백년 만에 다시 곁으로 불러온 것 같아 숙제를 잘 해낸 마음이다”고 말했다.
특히 김한솔 감독은 “‘임진왜란1592’ 때 글을 쓰면서 ‘이 글은 내가 쓴 게 아니라 그때 피 흘리고 땀 흘린 많은 사람이 썼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써봤자 더 진솔하고 디테일할 수 없고, 역사가 더 드라마틱하다. 가공의 인물이 아닌 진짜 있던 인물은 각색이 아니라 팩트 자체를 전달하는 게 큰 의미가 있다”고 소신을 밝혔다.
연장 가능성에 대해 김한솔 감독은 “다른 의미에서 길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양규 장군이 빨리 전사했기 때문이다. 요즘 느끼는 건 제작비 압박이 너무 심하다. 몇 부라도 늘려서 제작비를 더 타고 싶다. 게릴라 전투도 예산이 빠듯했다. 제작비는 여러분이 주신다. 수신료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작품을 어디에서도 할 수 없다. 소중한 수신료이지만 조금만 더 주시면 더 풍성한 극이 나올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회상 장면으로 양규가 나올 수 있냐는 말에 “감히 그렇게 생각해 본다”고 웃었다.
또한 김한솔 감독은 “댓글을 보고 엄중해졌던게 고증과 사실을 잘 다루라면서 ‘때로는 역사를 드라마로 배운다’고 하셨다. KBS에서 잘 해야 하는 숙제가 드라마로 역사를 알리는 것이다. 앞으로도 잘해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귀주대첩은 대한민국의 3대 대첩이다. 가장 많은 시간과 돈을 들였다. 편집이 끝났을 때 이건 탈아시아급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만들어보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한편, 지난 7일 방송된 ‘고려 거란 전쟁’ 16회 시청률은 10.0%(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를 기록, 양규(지승현)와 김숙흥(주연우)의 최후 전투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입증했다. 특히 양규가 거란주를 향해 마지막 효시를 쏘아 올리고 거란 본군이 쏜 화살에 맞는 장면은 순간 최고 시청률 11.0%(전국 기준)까지 치솟았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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