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 지역구에 친명 `자객 출마` 러시… 공천 내전 치닫는 민주

김세희 2024. 1. 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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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강북을 박용진에 도전
양문석, 안산 전해철과 맞붙어
김의겸·양이원영도 비명과 격돌
전국 10여곳서 계파 정면충돌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에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은 자신을 '민주당의 최전방 공격수'라고 칭했다.<연합뉴스>

총선이 3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지역구에 잇따라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해당 지역구만 두 자리에 이를 정도다. '자객출마'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정봉주 더불어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권 임기를 즉시 중단하라는 국민의 명령을 받들기 위해 22대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출마 지역구는 비명계 박용진 의원 지역구인 강북을이다. 정 원장은 이날 박 의원을 비롯한 비명계 의원들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검찰 독재와 맞서야 할 때 당 대표와 맞서고 윤석열 정권을 비판해야 할 때 민주당 내부에 총질하는 국회의원들은 더 이상 민주당을 대표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양문석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도 지난 7일 경기도 안산시 감골시민홀에서 '당원이 주인이다' 출판기념회를 열고 안산 상록갑 출마를 선언했다. 양 전 위원은 "깨어있는 시민들이 방관하지 않고 나서서 조직한게 '팬덤'이고 민주당"이라며 비명계를 겨냥해 날을 세웠다. 안산 상록갑은 비명계 전해철 의원이 19대부터 내리 3선을 한 곳이다.

원외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상임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도 지난 6일 서울 은평구에서 출판기념회를 열고 비명계 강병원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출마를 공식화했다. 그는 전날 페이스북에 "정의의 길이 있다면 도전하고 욕을 먹는 한이 있더라도 이 순간 필요한 일이면 해야 한다"고 적었다.

당 지도부는 지난달 김 위원장이 강원도가 아닌 타 지역에 출마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김 위원장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당원 약 2만 명의 탄원 서명을 받아 당에 전달했다"고 밝히는 등 '세 과시'에 나선 상태다.

이밖에도 친명계가 비명계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을 던진 경우는 상당수다. 이 때문에 당초부터 '자객출마'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지난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비서실에 몸담았던 강위원 더민주혁신회의 사무총장은 최고위원을 지낸 송갑석 의원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에, 당 대변인을 지낸 황명선 전 논산시장은 김종민 의원 지역구인 충남 논산·계룡·금산에 출마한다. 황 전 시장은 원외 대변인으로 활동하다 지난 3월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 사태 후 촉발된 비명계의 인적 쇄신 요구로 단행된 당직 개편 때 교체됐다.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중원에는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이원욱 의원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는 이 대표 경기지사 시절 경기복지재단 대표를 지낸 진석범 동탄복지포럼 대표가 나선다. 박균택·김문수·정진욱 대표 특보는 각각 이용빈(광주 광산갑)·소병철(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윤영덕(광주 동남갑) 의원 지역구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김의겸·양이원영 의원등 친명계 비례대표 의원들도 일찌감치 비명계 의원들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을 갈고 있다. 김 의원과 양이 의원은 각각 비명계인 신영대 의원(전북 군산), 양기대 의원(경기 광명을)과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비명계는 친명계 인사들의 '자객출마'에 반발하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표 시절 당 통합을 위해 대표직을 버리고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모셔 친문계 핵심이던 이해찬 의원, 정청래 의원 등 공천이 배제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사퇴한 뒤 공정한 통합공천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친명계 장경태 민주당 최고위원은 공중파 라디오에서 '자객 출마' 논란에 대해 "당연히 현재는 지금 야권의 지지율 가장 선두는 이 대표기 때문에 (친명 출마자들이) 그 와의 인연을 강조한다"며 "매번 총선마다 일어났던 일이지만, (친명) 측근들을 전략공천으로 꽃길을 걷게 해주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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