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둥이가 마운드 올라가면 전사로 돌변… SSG 히든카드, 역수출 대박처럼 성장할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SSG는 2023년 시즌 중반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부상 이슈로 어려움을 겪은 커크 맥카티를 고심 끝에 포기하기로 했다. 보여준 완성도는 있었지만 이닝이터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하지 못했다. 그리고 대체 외국인 선수를 예상보다 빨리 확정했다. 우완 로버트 더거(29)가 그 주인공이었다.
SSG는 지난해 11월 28일 더거와 총액 90만 달러(계약금 10만 달러‧연봉 65만 달러‧인센티브 15만 달러)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한 맥카티의 대체 선수였다. SSG는 계약 당시 “최고 시속 150㎞의 힘 있는 패스트볼을 구사하며, 특히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완성도 있게 구사할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또한 기술적인 측면 외에도 풍부한 선발 경험과 안정적인 경기 운영 능력을 갖춰 큰 약점이 없는 완성형 선발 투수로 판단해 이번 계약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구단의 설명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내는 이도 있었다. 역시 경력의 문제였다. 메이저리그 선수 수급 시장이 꽉 막혀 좋은 선수를 데려오기가 예전보다 어렵다는 건 분명했다. 그럼에도 더거는 팬들이 원하는 좋은 ‘스펙’을 갖춘 선수는 아니었다. 2019년 마이애미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했으나 통산 경기 수가 27경기(선발 13경기)가 고작이었고, 승리 없이 7패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2023년에는 메이저리그 단 한 경기도 뛰지 못한 채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 있었다.
팬들이 선호하는 강력한 구위와도 거리가 있는 선수였다. 더거는 다양한 구종을 고른 구사 비율로 잘 던진다. 그러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90마일(145㎞) 수준이다. 이제는 KBO리그에서도 빠르다고 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지난해 트리플A 평균자책점도 4.31이었다. 적어도 외견상으로는 뭔가 내세울 만한 특기가 마땅치 않았다.
그러나 SSG는 더거의 기록에만 주목하지는 않았다. 관찰 결과 더거가 KBO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소들을 몇몇 가지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단점에 주목해 선수를 깎아내리기보다는, 장점에 주목해 선수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SSG가 가장 높게 평가한 것은 마운드에서의 공격성, 스트라이크 비율, 그리고 대개 투수들이 어려워하는 높은 쪽과 같은 손 타자의 몸쪽을 공략할 수 있는 능력이었다.
SSG 관계자는 “높은 쪽 패스트볼이 많고 그쪽이 잘 통하는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투구폼 자체가 공을 잘 가리고 나온다. 디셉션이 좋은 편이다. 여기에 팔 회전이 빠르다보니 상대 타자로서는 패스트볼인지 변화구인지 잘 구분이 안 되는 장점을 가졌다”고 했다. 실제 더거의 헛스윙 유도 코스가 대부분 높은 쪽에서 나온다.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 하이패스트볼 헛스윙을 많이 이끌어냈다는 것은 그만큼 기록으로 보이지 않는 장점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어 “패스트볼이 떠오르는 움직임이 있는데 그 라인에서 떨어지는 커브와 체인지업이 있어 타자와 승부가 되는 것을 확인했다.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투심도 있다. 데이터를 쭉 확인했을 때 지난해 트리플A에서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전체 1위다”면서 “또한 굉장히 공격적인 선수이기도 하다. 선수 성향은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마운드에 올라가면 굉장히 공격적이고 전투적이다. 텍사스 구단 동료들과 트레이너들에게도 물어봤는데 반대로 그라운드 밖에서는 인성도 괜찮고 팀원들이 다 좋아하는 선수라고 그러더라”고 더거의 공격적인 투구에 높은 평가를 내렸다.
더거의 구속이 예전보다 지난해 조금 더 올라온 것도 확인했다. SSG 관계자는 “2023년 시즌을 준비하기 전에 드라이브라인에 입소해 구속이 조금 올랐다. 그것이 선수의 자신감으로 이어지고 변화구도 더 잘 통하는 요소가 된 것 같다. 우리도 더거의 수치가 전반적으로 오름세라는 것을 봤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물론 선수의 재능 사이즈는 조금 다르겠지만, 더거의 모습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네 시즌 동안 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한 뒤 미국으로 돌아간 메릴 켈리(36‧애리조나)를 연상시킨다는 평가도 있다. 켈리도 한국에 오기 전에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하나도 없는 마이너리거였다. 그러나 다양한 구종을 던지고, 선발로 스태미너를 가지고 있었다. 한국에서 조금씩 더 발전하고 나아지는 기량을 선보였고 결정적으로 커터를 연마하면서 대성공의 기반을 놓을 수 있었다. 안정된 출전 기회가 선수 기량을 살찌우고 잠재력을 터뜨린 대표적인 사례다.
더거도 아직 경력의 전환점을 만들지는 못했지만, 한국 무대에 잘 적응하면 그런 그래프를 그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가지는 못했으나 대표적인 타고투저로 불리는 트리플A 퍼시픽 코스트 리그에서는 최고의 투수 중 하나였다. 146⅓이닝을 던지며 건강을 과시한 것은 물론 전반적인 경기력에서도 안정감이 있었다. SSG는 더거가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켈리의 전례를 따르길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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