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배당 노리고 들어왔던 기관 '매물 폭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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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주식을 쓸어담았던 기관 투자자들이 연초부터 물량 폭탄을 쏟아내면서 증시 발목을 잡고 있다.
연말·연초를 전후로 한 금융투자의 수급 반전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전균 연구원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분기에 금융투자가 매도한 주식 규모는 직전년도 4·4분기에 사들인 물량의 약 70%에 이른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초에는 6조원 내외의 주식을 순매도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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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거래일간 2조3268억 팔아
연초 6조 물량 매도 가능성
중소형주 강세 이어질 수도
8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40% 내린 2567.82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507억원, 1700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기관이 4353억원어치를 팔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지난해 연말 랠리로 2700선 눈앞까지 갔던 코스피지수는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다.
이 기간 지수를 끌어내린 것은 기관, 그 중에서도 금융투자의 물량 폭탄이다. 금융투자는 지난 3일부터 4거래일 내내 매도 우위를 보였고, 총 2조3268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 전체 매물(3조1742억원)의 73.3%에 달한다.
한 달 전만 해도 금융투자는 국내 증시에서 주식을 대거 쓸어 담았지만 연초 들어 태도를 바꿨다. 지난해 12월 1일부터 마지막 거래일(28일)까지 4조3448억원을 순매수했다. 범위를 지난해 4·4분기로 넓히면 금융투자의 주식 순매수 규모는 9조2000억원에 육박한다.
금융투자의 연초 매도 폭탄은 연말 배당차익 거래의 되돌림 성격이라는 분석이다. 연말 배당을 노리고 들어왔던 자금을 다시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삼성증권 전균 연구원은 "지난 연말 금융투자는 코스피200 선물가격이 치솟자 선·현물간 차익거래를 노리고 주식 매수를 대거 진행했다. 연초에는 배당투자 요인이 사라지고, 선·현물간 괴리도 축소되면서 보유주식을 청산, 수급 반전이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배당절차가 바뀌었음에도 배당을 노린 기관의 주식 매수세가 과도했다고 지적한다. 앞으로 더 많은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약 46%의 기업이 배당 결산기일을 3월 말로 미뤄 실제 주식 배당수익률 대비 차익거래 여지가 크지 않았음에도 금융투자의 12월 순매수 규모는 매우 컸다"고 전했다.
연말·연초를 전후로 한 금융투자의 수급 반전은 해마다 되풀이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금융투자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4·4분기에 평균 5조3000억원어치의 코스피200 주식을 순매수했다.
반면, 2019년부터 2023년 1·4분기에는 같은 주식을 평균 3조5000억원 순매도했다. 전균 연구원은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1·4분기에 금융투자가 매도한 주식 규모는 직전년도 4·4분기에 사들인 물량의 약 70%에 이른다"며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연초에는 6조원 내외의 주식을 순매도할 수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관의 매도 폭탄 여파가 중소형주 강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연구원은 "연말 배당차익 거래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대형주 위주의 금융투자 매도세가 중소형주, 코스닥지수 아웃퍼폼을 야기할 수 있다"며 "금융투자 매도세는 오는 3~4월까지 이어질 수 있지만 배당락일이 분산됐기 때문에 (매도) 영향력은 덜할 수 있다는 점이 그나마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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