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경기전망 틀린 경제학자들의 자성 …"인플레 원인 이해 못했다"

김상준 기자(kim.sangjun@mk.co.kr) 2024. 1. 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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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기가 올해는 호황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지만 미국 경제학자들은 섣불리 낙관론을 내놓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장기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는 탄탄한 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과열이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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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후 이민자 늘었는데
임금상승 지속될줄은 몰라
올 美경기 예측엔 신중론

미국 경기가 올해는 호황일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높지만 미국 경제학자들은 섣불리 낙관론을 내놓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위기가 다시 찾아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고, 장기적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진단까지 나왔다. 최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매우 복잡한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서 열린 2024 전미경제학회 연례총회의 마지막 날인 7일 경제학자들은 지난해 1월 전미경제학회에서 자신들이 내놓은 2023 경기 전망에 대해 반성했다.

지난해 1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린 연차총회에서 다수 학자는 인플레이션을 잡으려는 노력은 실업률 상승과 경기 침체를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현재 미국 경제는 탄탄한 성장률을 유지하면서도 인플레이션과 고용시장 과열이 진정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주목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2.6% 상승해 연준의 목표치(2%)를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연 4.9%로, 앞선 잠정치(5.2%)보다는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경제학자들은 미국 경기 과열의 원인으로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이민이 늘어나는 등 노동력이 원활하게 공급돼 임금 상승이 견고하게 지속된 영향이라고 짚었다. 글로벌 공급망 위기도 예상보다 빠르게 정상화됐다. 제임스 하인스 미시간대 경제학자는 "그러나 처음에 우리는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이유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부 경제학자는 10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기존 경제 모형을 기계적으로 대입해 경제를 전망한 것이 실수였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연준 부의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재니스 에벌리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팬데믹 직후 기존 경제 데이터를 토대로 한 컴퓨터의 경제 모형에 지나치게 의존한 결과, 상황을 너무 비관적으로 판단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올해 경제학자들은 경기 예측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시장 기대만큼 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있으며 나아가 금리를 다시 올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학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경기가 호황을 이어갈지에 대해 덜 낙관적이었다. 에벌리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팬데믹 이전으로의 경기 회복이 과연 장기적 경제성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회의론을 폈다. 그는 전 세계의 분쟁 증가, 파편화되는 무역 등을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김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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