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 올해 침체 초입…인도는 그래도 달린다"
낮은 부채비율·탈세계화 …
인도시장 '5D 장점' 보유
인구 절반이 30세 이하로
맨파워 잠재력 세계 최고
소비재·제조업 등 5개 산업
대형주 위주로 투자해볼만
"글로벌 경제가 경기침체 초입 단계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인도는 완전히 반대다."
미래에셋그룹의 첫 외국인 부회장인 스와럽 모한티 인도법인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탈세계화와 인구 고령화 등 기조를 볼 때 이와 완전히 대척점에 있는 인도는 2024년에도 큰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한티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외국인으로선 최초로 미래에셋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1년 미래에셋자산운용 인도법인 영업총괄대표로 미래에셋에 합류한 뒤 2016년부터 9년째 법인대표를 지내고 있다.
인도는 지난해 '탈중국'을 모토로 한 세계 공급망 재편의 수혜를 가장 많이 받은 국가다. 인도 증시 시가총액은 2023년 4조달러(약 5300조원)를 돌파하며 홍콩을 제치고 세계 증시 5위에 올랐다. 모한티 부회장은 인도 시장을 추천하는 이유로 '5D'를 꼽았다. 5D는 낮은 부채(Debt) 비율, 탈세계화(Deglobalization), 탈규제화(Deregulation), 디지털화(Digitalization), 인구통계(Demographics)를 뜻한다.
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총부채비율이 100%를 넘는 국가가 많은데 인도는 80% 내외로 안정적"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미·중 갈등을 피하기 위해 글로벌 기업이 중국 외에 생산기지를 또 한 곳 마련하는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전략을 펴고 있다"면서 "이 같은 탈세계화 기조로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건 인도"라고 했다. 최근 인도 정부가 규제를 철폐하는 등 탈규제화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모한티 부회장이 가장 강조한 건 인구 구조다. 그는 "인도는 인구 중 50% 가까이가 30세 이하인 매우 어린 국가"라면서 "인도의 맨파워 잠재력은 누구도 따라가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런 관점에서 앞으로 투자자들이 인도 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분야로 소비재, 헬스케어, 인프라스트럭처, 금융, 제조업 등 5가지 분야를 꼽았다. 특히 그는 "제조업은 인도 정부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성장시키고 있는 업종"이라며 "인도 정부가 생산연계보조금(PLI)과 같이 내수 제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통해 제조업 성장에 힘을 쏟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2014년 취임 후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를 내세워 제조업을 강조하는 경제개발정책을 추진해왔다. 그간 의존도가 높았던 서비스업에서 벗어나 인도를 세계의 공장으로 키우기 위해서다. 인도 정부가 시행하는 PLI는 선정된 기업들이 약정한 투자와 목표 매출을 달성하면 5~6년 매출 증분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소비재 분야 성장도 예상했다. 경제분석기관 CEIC에 따르면 인도인들이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아직 42.4%에 불과하다. 모한티 부회장은 "앞으로 인도 경제가 확장되면 수천 만명의 인구가 노동 시장에 유입되고, 이는 인도 소비층을 공고히 해 소비재 시장 확대와 이에 따른 경제 성장 선순환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모한티 부회장은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가 좋다는 조언도 했다. 그는 "인도 시장은 중소기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2023년 스몰캡, 미들캡 성장 스토리가 이어졌다"면서도 "최근 들어 이들 주가가 고평가된 만큼 이젠 우량 대형주 위주로 투자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인도 증권 시장은 지난해 중소형주에만 70억달러가 순유입됐다.
인도 시장 성장에 맞춰 미래에셋 또한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6년 뭄바이에 법인을 설립하고 2008년 1호 펀드를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 현지 뮤추얼펀드 시장은 당시 740억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제는 5900억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모한티 부회장은 "미래에셋은 인도 시장에서 주식형 펀드로 시작했다가 최근엔 부동산, 벤처캐피털(VC), 캐피털마켓 등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미래에셋은 인도법인을 발판 삼아 중동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인도법인은 지난해 두바이에 지점을 열었다.
[최근도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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