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포럼] 우크라이나에 무기수출 검토할 때 됐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최근 북한산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고 미국 정부가 4일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산 미사일 사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7일 미사일 잔해를 공개하며 북한산이라고 판단했다.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러시아의 공격이 민간인 거주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수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법률 해석 따라 판단 달라
영토수호 등 헌법가치가 우선
北미사일 쓰인 전장일 경우
무기 제공해 적극 대응해야
우크라이나를 침공 중인 러시아가 최근 북한산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고 미국 정부가 4일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산 미사일 사용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러시아군이 발사한 북한산 미사일은 대부분 민간인 거주 지역과 시설에 떨어졌다. 사정거리는 최대 900㎞에 달하며, 전문가들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일 것으로 추정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7일 미사일 잔해를 공개하며 북한산이라고 판단했다.
이번 발사는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 협력이 우크라이나는 물론 한국에도 안보 위협으로 부상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미사일이 부족해 근거리 드론 공습에 의존하던 러시아가 내륙 먼 곳에서 북한산 미사일로 공격을 강화하면 우크리아나 민간인들의 피해가 커질 수밖에 없다. 북한 미사일이 실전 테스트를 거치면서 개량되는 것은 우리 군도 원치 않는 시나리오다. 최악의 상황은 러시아가 미사일 지원 대가로 북한에 첨단 군사 기술을 제공하는 것이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전투기와 지대공미사일, 장갑차 등의 생산장비와 재료, 기타 첨단기술을 받길 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러 군사 협력에 대응해 우리가 꺼낼 수 있는 강력한 대응 카드는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이다. 전쟁이 개시된 이래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에 전투식량과 방탄조끼 등 비살상물자만 지원했다. 외교안보 관례와 대러 관계 등을 고려해 살상무기는 제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한·러 관계는 이미 충분히 험악해졌다. 북한과 러시아는 지난해 9월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현대차가 현지 공장을 헐값에 매각하는 등 한국 기업들의 러시아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외신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 학살과 같은 국제사회가 용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인도적 지원만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무기 지원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지금이 그런 시점이다. 미사일과 드론을 이용한 러시아의 공격이 민간인 거주 지역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정부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과 수출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국산 미사일 요격 체계인 천궁Ⅱ는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보호하고, 실전 데이터를 축적해 성능을 개량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반대하는 주된 논리는 현행법상 교전국에 무기를 수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법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달리 판단할 수 있다. 무기 수출 규제와 관련된 법은 방위사업법과 대외무역법이다. 방위사업법에서는 국제 평화 및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거나 전쟁 등 긴급한 국제 정세 변화가 있을 경우, 외교적 마찰이 예상되는 경우 무기 수출을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제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해 필요하거나 외교적 마찰을 감수하고라도 우선할 국익이 있는 경우 당연히 무기 수출을 할 수 있다. 대외무역법도 마찬가지다. 전략물자 수출 허가와 관련해 "해당 물품이 평화적 목적에 사용되는 경우에 한하여 허가한다"는 조항이 있지만 평화적 목적을 교전국가 민간인 보호 등으로 넓게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정부는 방위산업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해 세계 4위(빅4)로 키운다는 계획인데, 스스로 교전국 수출 금지와 같은 족쇄를 채울 필요도 없다. 무엇보다 무기 수출에 관한 실무적 조항이 국제 평화 기여와 한반도 영토 수호라는 헌법 가치에 우선할 수 없다. 이번처럼 북한 미사일이 쓰인 전장이라면 무기 지원과 수출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박만원 논설위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전기차 산 내가 바보였네”…충전요금 인상카드 만지작 거리는 한전 - 매일경제
- “버리면 쓰레기인데, 돈 벌고 기부도”…주민 1만명 넘게 나선 ‘쓰테크’ - 매일경제
- “부자 동네는 이렇구나”…의사 2배 많고 특목고 진학 3배 높아 - 매일경제
- “벌써 50% 손실날 판, 억장 무너져”…손실 시작된 19조원 ‘이것’ 뭐길래 - 매일경제
- [단독] 태영, 당국·채권자 요구안 수용…워크아웃 개시될듯 - 매일경제
- 내일 출퇴근길 눈폭탄 조심하세요…폭설 언제까지? - 매일경제
- “스벅 커피 1년 이용권 쏩니다”…행운의 주인공 되려면? - 매일경제
- “대출 이자 더이상 못버텨”…영끌 매물 경매서도 찬밥 신세 - 매일경제
- “10년 거래한 나는 헌신짝?”…새 손님만 찾는 금융권 밉다 - 매일경제
- 미국농구 유명 전문가 “여준석 계속 발전할 재능”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