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남양유업 사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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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1964년 창업했다.
공교롭게도 남양유업은 홍 명예회장이 2010년 작고한 뒤 장남 홍원식 회장이 경영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돌이켜보면 일련의 사태는 남양유업 임직원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무리한 영업과 마케팅을 지휘한 책임은 홍 회장에게 있었고 결국 회사를 잃었다.
최고경영자가 합리성과 시대 흐름에 벗어난 경영을 하면 결국 회사가 위기에 몰린다는 사실을 남양유업 사태를 통해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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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은 고(故) 홍두영 명예회장이 1964년 창업했다. 회사명으로 붙인 남양은 홍 명예회장이 자신의 본관인 남양 홍씨의 '남양'에서 따왔다. 그만큼 남양유업은 홍 명예회장 일가에게 단순한 회사가 아닌 가문의 이름으로 유전하는 생명이자 역사였다.
1970년대 '우량아 선발대회'를 개최하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었고, 남양유업 분유는 오랫동안 시장 1위를 고수했다. 1991년 출시한 불가리스는 '마시는 발효유' 시장에서 지금도 압도적인 점유율 1위를 고수하고 있는 '메가히트' 상품이다.
공교롭게도 남양유업은 홍 명예회장이 2010년 작고한 뒤 장남 홍원식 회장이 경영하면서 흔들리기 시작했다. 불과 3년 뒤인 2013년 남양유업 영업사원이 지역 대리점에 제품을 떠넘기면서 폭언을 퍼부은 사실이 녹음 파일로 공개되자 불매운동이 일어났던 것이다.
'우량아 선발대회'로 쌓은 남양유업이라는 브랜드 가치가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매출 압박을 못 이긴 영업사원이 무리하게 대리점을 압박하다 벌어진 일 치고는 후폭풍이 컸다. 2021년 불가리스 사태 또한 마찬가지다. 마케팅 직원이 별다른 경계심 없이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섣부르게 발표한 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은 2021년 한앤컴퍼니에 지분을 매각한다고 선언했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비교적 낮은 가격으로 느꼈을 것이다. 그 뒤로 소송전을 통해 주식매매계약(SPA)을 되돌리려 했으나 엄연히 계약서가 있는 소송에서 승산은 없었다.
3년 동안 끌었던 소송은 예상대로 한앤컴퍼니의 승소로 돌아갔고, 그 과정에서 남양유업 임직원이 느낀 고통은 적지 않았다. 돌이켜보면 일련의 사태는 남양유업 임직원의 실수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지만, 무리한 영업과 마케팅을 지휘한 책임은 홍 회장에게 있었고 결국 회사를 잃었다. 최고경영자가 합리성과 시대 흐름에 벗어난 경영을 하면 결국 회사가 위기에 몰린다는 사실을 남양유업 사태를 통해 깨닫는다.
[김규식 컨슈머마켓부 dorabon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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