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 없는 EU 의장 유럽의회 선거 출마에 푸틴만 미소

류호 2024. 1.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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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국적인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의장 직을 중도에 던지고 차기 선거에 출마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셸 상임의장은 오는 6월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오르반 총리의 상임의장 직 수행에 더해 EU 내 친러시아 세력의 입김이 세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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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상임의장 공석 길어지면 헝가리가 대행
푸틴 만난 헝가리 총리, EU 우크라 지원 방해
프랑스 극우 RN, EU 내 세 번째 큰 세력 되나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7일 벨기에 루뱅 라 뇌브에서 열린 개혁운동당(MR) 당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루뱅 라 뇌브=EPA 연합뉴스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의 6월 유럽의회 선거 출마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호재가 된다?

벨기에 국적인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이 의장 직을 중도에 던지고 차기 선거에 출마하는 데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상황이 꼬인다면 러시아에 우호적인 헝가리가 EU를 이끌게 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방해할 수 있어서다. 또 러시아와 연계 의혹이 제기된 프랑스의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이번 선거를 통해 세를 확장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7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셸 상임의장은 오는 6월 치러질 유럽의회 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유럽의회에서 세 번째로 큰 정치그룹 자유당그룹(ALDE) 소속 벨기에 중도우파 정당 개혁운동당(MR) 후보로 출마한다.

그의 출마가 현실이 될 경우 의장에서 중도 사퇴하고 선거에 뛰어드는 최초의 사례다. 미셸 상임의장이 당선되면 새 의회가 출범하는 7월 16일 전에 의장 직에서 물러나야 하는데, 11월까지 보장된 임기보다 4개월가량 조기 사임하게 되는 것이다.


"헝가리 총리 대행, EU가 막아야 할 시나리오"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지난달 13일 부다페스트 의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부다페스트=로이터 연합뉴스

의장 공백이 4개월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의장 선출을 둘러싼 EU 27개국 간 합의가 차질을 빚는다면 공석이 길어진다. 이 경우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을 맡는 나라의 총리가 새 상임의장 선출 전까지 대행을 맡게 된다.

문제는 차기 순회의장국이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란 점이다.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는 푸틴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해 10월 푸틴 대통령과 만났는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시작된 이후 푸틴 대통령을 만난 EU 국가 지도자는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와 오르반 총리가 유일하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오르반이 유럽의회 선거 직후 6개월간 의회를 이끄는 건 EU가 필사적으로 막아야 할 시나리오"라고 짚었다.

헝가리는 EU의 우크라이나 지원을 막으며 노골적으로 러시아 편을 들어왔다. EU는 지난달 14일 정상회의를 열어 4년간 500억 유로(72조585억 원)를 지원하는 안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오르반 총리의 거부권 행사로 불발됐다. EU는 이에 200억 유로(28조8,234억 원) 규모의 채권을 발행, 우크라이나에 우회 지원하는 플랜B를 논의 중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를 언급하며 "(미셸 상임의장 출마로) 오르반 총리가 EU의 정책 결정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짚었다.


친러시아 세력 입김 강해질 EU 의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화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모스크바=AP 뉴시스

오르반 총리의 상임의장 직 수행에 더해 EU 내 친러시아 세력의 입김이 세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이번 선거로 프랑스의 극우 정당이자 러시아를 지지해 온 RN의 영향력이 한층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다. FT는 지난달 30일 선거 정보 조사기관 EU일렉츠 분석을 인용, "RN이 (유럽의회 내) 세 번째로 큰 세력이 된다"고 전했다. 프랑스 의회는 앞서 지난해 말 자체 조사를 통해 "RN이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과 특권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소통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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