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터 교체 승부수 … 임성재, PGA 버디 신기록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1. 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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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
관용성 큰 새 모델로 바꿔
퍼트 수 1.57개로 효과 톡톡
나흘간 72홀서 버디만 34개
임성재가 8일 PGA 투어 더 센트리 최종일 18번홀 버디 퍼트를 앞두고 그린 경사를 파악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웬만해서는 클럽을 바꾸지 않는 임성재의 과감한 결단이 통했다. 마스터스 준우승과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우승 등 기분 좋은 기억이 있는 보물 퍼터를 대신해 관용성이 큰 퍼터로 바꾼 그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새해 첫 대회에서 72홀 역대 최다 버디 신기록을 작성했다.

임성재는 8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의 플랜테이션 코스에서 열린 PGA 투어 2024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 최종 4라운드에서 10언더파 63타를 쳤다. 합계 25언더파 267타를 적어낸 임성재는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2018~2019시즌에 데뷔한 임성재는 PGA 투어에서 기록 제조기로 통한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투어 신인상을 받고 2018~2019시즌부터 2020~2021시즌까지 3연속 버디 왕에 올랐기 때문이다.

2024시즌 첫 대회에서는 또 하나의 기록을 자신의 이력에 추가했다. PGA 투어 72홀 역대 최다 버디 신기록이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가 열린 나흘간 34개 버디를 낚아채며 욘 람(스페인) 등 3명의 선수가 보유했던 32개를 넘어섰다.

첫째 날과 둘째 날 15타를 줄였던 임성재는 셋째 날 이븐파에 그치며 선두권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했다. 그러나 최종일에 집중력을 발휘했다. 보기를 단 1개로 막고 버디 11개를 낚아챈 그는 전날 공동 17위로 처졌던 순위를 공동 5위까지 끌어올렸다.

임성재는 "올해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공동 5위를 차지하고 72홀 역대 최다 버디 신기록까지 세워 기쁘다"며 "타수를 줄이지 못했던 셋째 날 경기를 제외하고는 만족스러운 한 주였다"고 말했다.

새해 첫 대회부터 임성재가 버디쇼를 펼친 원동력은 지난겨울 밤낮없이 했던 훈련에 있다. 지난해 10월 조조 챔피언십이 끝난 뒤 한국에서 시간을 보냈던 그는 체육관과 연습장에서 살다시피 했다.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 경우에는 실내 연습장을 찾아 자신의 스윙을 점검했다. 노력의 결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임성재는 이번 대회에서 그린적중률 83.33%로 날카로운 아이언샷 감을 자랑했다.

발전을 위해 퍼터를 바꾼 선택도 적중했다. 임성재는 스스로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퍼터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겨울 다양한 시도를 했다. 퍼터 교체도 그중 하나다. 지난 시즌까지 사용했던 헤드 뒷부분이 동그란 퍼터를 대신해 뒷부분이 날개 모양인 스카티 카메론 팬텀 X5 S투어 프로를 캐디백에 넣었다.

출시된 지 4년 가까이 된 구형 드라이버와 아이언을 지금까지 사용할 정도로 손에 익은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임성재가 14개 클럽 중 가장 민감한 퍼터를 바꾼 건 안정감 때문이다. 이전 퍼터보다 헤드 모양이 큰 스카티 카메론 팬텀 X5 S투어 프로는 임성재가 그린적중 시 홀당 평균 퍼트 수 1.57개를 기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임성재를 지도하고 있는 최현 코치는 "새로운 퍼터를 손에 익히기 위해 지난겨울 매일 수백 개의 퍼트 연습을 했다. 확실히 새로운 퍼터가 주는 안정감이 큰 것 같다"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존에 사용하던 그립으로 바꾼 것도 주요했다. 퍼트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만큼 임성재의 올 시즌 성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새해 첫 대회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임성재는 통산 3번째 우승 사냥에 나선다. 소니오픈에 출전하지 않는 임성재는 미국에서 열리는 첫 번째 대회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에서 본격적인 2024시즌 일정에 돌입한다.

임성재는 "올해 가장 이루고 싶은 목표가 우승이다. 지난 시즌과 다르게 올해는 꼭 정상에 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퍼트와 100m 이내 웨지샷에 각별히 공들인 이유도 우승하기 위해서다. PGA 투어 통산 3번째 우승을 목표로 남은 시즌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해 첫 대회 우승은 한때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으로 투어를 잠시 떠났던 크리스 커크(미국)가 차지했다. 29언더파 263타를 적어낸 커크는 단독 2위 사히스 시갈라(미국)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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