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징용 '재판거래' 질타에 "사법농단 규정 동의 어려워"(종합)

김효정 2024. 1. 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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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8일 과거 강제징용 손배소 재상고심과 관련해 사법부와 박근혜 정부가 '재판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문제를 사법농단으로 정의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법원행정처가 삼권분립의 원칙에 반해 행정부와 여러 거래를 했기 때문에 사법농단 사건은 중요한 범죄 행위라고 평가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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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명감에서 행동했을 뿐"…"제3자 변제 이외에 돌파구 없어"
답변하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8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김지연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8일 과거 강제징용 손배소 재상고심과 관련해 사법부와 박근혜 정부가 '재판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 "이 문제를 사법농단으로 정의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해철 의원이 '법원행정처가 삼권분립의 원칙에 반해 행정부와 여러 거래를 했기 때문에 사법농단 사건은 중요한 범죄 행위라고 평가해야 하지 않느냐'고 묻자 이같이 답했다.

전 의원이 '외교부가 한 것은 사법농단이 아니라는 말인가'라고 거듭 묻자 그는 "이 문제에 관해 법원행정처도 외교부가 하는 고민을 공유해서 여러 가지 고민을 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사건"이라고 답했다.

그는 민주당 김상희 의원의 비슷한 질문에 "외교부가 가졌던 고민을 사법부도 공유했다고 생각한다는 게 제 답변"이라며 "국익을 위해 어떻게 대응하는 게 합당한지 같이 고민을 (한 것)"이라고 거듭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조 후보자는 과거 양승태 사법부와 박근혜 정부 사이의 이른바 '재판거래' 파문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야당 의원들의 집중포화를 받았다.

재판거래 파문은 법관 해외파견 확대 등을 위해 당시 사법부가 정부의 희망대로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일본 기업 상대 손배소 재상고심 판결을 지연시켰다는 등의 의혹이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재판 절차 지연 수단으로 외교부가 대법원에 의견서를 제출하는 방안을 법원행정처가 추진했다고 봤다.

이 과정에서 당시 외교부 2차관이던 조 후보자는 의혹의 핵심 인물인 임종헌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과 여러 차례 만난 것으로 임 전 차장 공소장에 명시돼 있다.

조 후보자는 "차관으로서 그(강제징용 판결) 문제로 인해 생기는 한일간 여러 외교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행동했을 뿐"이라며 "소위 말하는 사법농단의 일원으로서 그런 문제에 관여한 일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외교부가 의견서 초안을 법원 쪽에 건네 첨삭을 받은 것 아니냐는 질의에는 "의견서의 형식과 구조에 관해 의견을 물었을 뿐이다. 아주 실무적인 차원에서 실무적 초안이 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사전 서면질의 답변서에서 외교부 의견서의 '내용'을 두고는 법원과 협의 또는 조율한 바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재판 절차 연기와 법관 해외파견을 맞바꾸려 했다는 시각에 대해 "등가화되지 않은 사안을 거래한다는 얘기"라며 강제징용 판결에 따른 파장 등은 '중차대한' 문제인데 어떻게 해외 법관 파견 등의 '사소한' 문제와 거래 대상이 될 수 있겠냐고 일축했다.

이밖에 민주당 김홍걸 의원이 '가해자인 일본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공작이었다'고 질타하자 "40년을 공직에 있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기업을 위한 공작에 가담하겠나"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한편 그는 정부가 현재 강제징용 배상 문제 해법으로 추진하는 '제3자 변제'와 관련해서는 "제3자 변제안 이외의 돌파구가 없기 때문에 충실하게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이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재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대안 없이 정부가 제3자 변제를 계속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외교를 하다 보면 과정 속에서 예상치 않았던 새로운 모멘텀도 생긴다"며 "대안이라는 건 서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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