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손익계산서만 봐선 유니콘 못찾아…잠재력 살펴라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이영욱 기자(leeyw@mk.co.kr) 2024. 1. 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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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지포 '유니콘을 찾아서…혁신을 평가하는 법' 세션
대표가 큰 비전 가질수록 성공
파괴적 기술 갖춘 상품 경쟁력
고비 헤쳐갈 경영진 능력 중요
최근 고금리 길어져 투자 위축
경기사이클 맞춰 전략 세워야

◆ 세계지식포럼 ◆

지난해 9월 열린 세계지식포럼 '유니콘을 찾아서…혁신을 평가하는 법' 세션에 참가한 전한석 요즈마그룹코리아 CBDO, 도브 모란 그로브벤처스 매니징 파트너, 이갈 에를리히 요즈마그룹 회장, 제이슨 탄 제너레이션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 돈 톰프슨 클리블랜드 애비뉴 창립자(왼쪽부터)가 스타트업 투자 비결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지난해 9월 열린 세계지식포럼의 '유니콘을 찾아서…혁신을 평가하는 법' 세션에서는 내로라하는 벤처캐피털 투자자들이 유니콘 기업에 투자하는 비법을 털어놨다. 유니콘 기업은 기업가치 10억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을 뜻한다.

도브 모란 그로브벤처스 매니징 파트너는 유니콘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살펴야 하는 요소로 대표의 의지를 꼽았다. 그는 "투자할 때는 3P를 보는데 이는 사람(Person), 상품(Product), 잠재력(Potential)"이라며 "그중에서도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잠재력은 거대한 시장이 있는지를 보고, 상품은 파괴적인 기술이 있는지를 본다"며 "가장 주요하게는 대표가 작은 성장에 만족할지 아니면 큰 꿈을 가진 사람인지를 평가하는데 이는 손익계산서로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표가 어떤 사람인지를 첫 번째로 보고 두 번째로는 늘 대표 혼자 이야기하는지 아니면 팀 간에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는지 본다"고 덧붙였다.

돈 톰프슨 클리블랜드애비뉴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유니콘 투자를 사업을 키우는 과정을 함께 견뎌나갈 파트너를 찾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시장에서 차별화된 상품과 그 상품을 가지고 오랜 기간 경쟁의 압박을 견뎌낼 수 있는 열정적인 경영진"이라며 "이러한 유니콘은 하루아침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우리가 투자한 회사와 함께 열심히 일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톰프슨 CEO는 이어 "사업 규모가 확장되기 시작할 때 그들의 아이디어를 복제하는 능력, 시장 규모를 유지하는 능력, 시장과의 관계를 관리하는 능력 등 경영진의 면모가 드러난다"며 "수동적인 투자자로 참여해 돈을 벌어 나간다는 생각이 아닌 기업의 여정에 몰입해 내내 함께한다는 생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벤처캐피털 요즈마그룹의 설립자인 이갈 에를리히 회장은 "본인이 창업해봤던 경험이 있으면 어느 회사가 성공할지 가늠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며 "이러한 경험이 없다면 벤처캐피털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고 조언했다.

아시아 최고의 성장 투자 플랫폼으로 평가받는 제너레이션캐피털의 제이슨 탄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유니콘에 가까웠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기업들에는 공통적인 특징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탄 CIO는 "유니콘에 가까웠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기업들에는 일반적으로 세 가지 특징이 있다"며 "우선 경영진이 주로 기술자들로 이뤄져 0에서 1로 갈 수는 있지만 1에서 10, 100으로 규모를 키우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고 다른 회사들과 경쟁하는 방법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사업 모델이 규제 및 지정학적인 문제에 부딪히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탄 CIO는 아울러 시장의 자금 상황에 따라 전략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자금이 풍부할 때는 개인투자자의 위험 선호 성향이 강해지는 만큼 기술주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시장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되면서 위험 자본이 줄었고 이 사이클을 지나면서 생존하지 못한 유니콘이 많다"며 "10년 전이라면 투자 대상 기업이 어떻게 경쟁하고 어떻게 자금을 조달하는지를 분석해 더 많이 조달할수록 성공 확률이 높다고 봤겠지만 지금은 비용 통제, 사업 확장, 지재권 투자, 총이익률 유지 여부 등을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3~4년 후 금리 환경이 역전되고 다시 성장 사이클에 진입한다고 판단할 수 있다면 투자 기준이 다시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톰프슨 CEO 역시 경기 사이클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운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자금이 풍부했지만 팬데믹 이후 상황이 바뀌었고 특히 올해는 상황이 좋지 못할 것"이라며 "지금은 재무정보뿐 아니라 경영진이 어려운 시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가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에를리히 회장 역시 "지금은 고금리 환경에 변동성이 높고 긴축 기조가 이어지고 있어 시장이 긴장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문가영 기자 /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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