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득 속도 빠른 경기필하모닉은 무서운 오케스트라예요"

정주원 기자(jnwn@mk.co.kr) 2024. 1. 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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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김선욱(36)이 우리나라 대표 악단 중 하나인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에 '지휘 데뷔 3년 만'이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이어 "지휘자는 단원들에게 자신의 의미를 설득하고, 연주로 끌어내서 다시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지난 3~4년간 지휘 경험을 통해 많이 깨달았고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올해 총 6번의 정기공연으로 경기필을 지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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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욱 신임 예술감독
12일 백건우와 신년음악회
10월엔 '영웅의 생애' 연주

"언제쯤이면 '신인 지휘자'가 아니게 될까요?"

지난해 9월 김선욱(36)이 우리나라 대표 악단 중 하나인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는 소식에 '지휘 데뷔 3년 만'이라는 말이 따라붙었다. 젊은 상임지휘자의 탄생에 기대와 우려를 동반하는 시선이었다. 2006년 18세의 나이로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아시아 출신 최초 우승을 거머쥔 세계적 피아니스트이니, 아직 지휘자란 수식은 낯선 탓도 있을 것이다. 김선욱은 8일 서울에서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시선에 "피아니스트냐 지휘자냐를 떠나 음악을 대하는 확고한 철학과 고집은 어렸을 때부터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선욱은 이날 "지휘하는 손짓이야 학교에서 배울 수 있지만, 제가 생각하는 지휘자의 가장 큰 역할은 음 너머에 있는 의미를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휘자는 단원들에게 자신의 의미를 설득하고, 연주로 끌어내서 다시 관객에게 전달해야 한다"며 "지난 3~4년간 지휘 경험을 통해 많이 깨달았고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기필과의 동행에 대해선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강하게 드러냈다. 경기필이 1997년 창단된 점을 언급하며 "저도 1997~1998년 무렵에 피아노 연주로 무대에 처음 섰다. 음악적인 성장 시기로 비슷하다"며 "같이 성장하는 것만큼 더 뿌듯하고 설레는 결실이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해 처음 연주해본 후 '굉장히 무서운 오케스트라'라고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수백 년 된 해외 악단과 비교하면 고유의 색은 아직이지만, 오히려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필과의 음악은 이달 12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열릴 신년음악회에서 공개된다. 거장 피아니스트 백건우와 스크랴빈 피아노 협주곡 등을 선보인다. 김선욱은 올해 총 6번의 정기공연으로 경기필을 지휘한다. 그중 10월 '슈트라우스 영웅의 생애'를 가장 기대하는 공연으로 꼽았다. 세계적 오케스트라인 빈 필하모닉의 현역 악장인 라이너 호넥이 1부 협연, 2부 객원 악장 역할을 맡기로 해서다.

경기필의 세계화에 적극 기여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앞으로 훨씬 책임감을 갖고 (세계에) 경기필을 알리겠다"고 했다.

[정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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