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 사태에 월급 밀린 건설노동자들 "죽겠다 소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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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들의 11월 월급이 한 달하고도 열흘 밀렸습니다. 누구는 신용불량자가 되고, 누구는 자동이체 금액을 못 내서 가불 좀 해달라고 하소연을 합니다. 태영 본사 직원들은 12월 월급 다 받았다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희들은 어찌하라는 것입니까."
태영건설이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시공 중인 청년주택(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박철민 철근팀장의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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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 위기에 현금화 어려워지자 연쇄적 임금 체불
"태영 직원은 월급 다 받는데 우린 신용불량 신세"
"(태영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건설 노동자들의 11월 월급이 한 달하고도 열흘 밀렸습니다. 누구는 신용불량자가 되고, 누구는 자동이체 금액을 못 내서 가불 좀 해달라고 하소연을 합니다. 태영 본사 직원들은 12월 월급 다 받았다는데,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저희들은 어찌하라는 것입니까."
태영건설이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시공 중인 청년주택(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건설 현장에서 일하는 박철민 철근팀장의 호소다. 시공순위 16위의 중견기업인 태영건설이 부도 위기에 내몰리며 임금 지급을 미뤄 일용직 노동자들이 생활고에 내몰린 상황이라는 것이다.
건설노조 서울경기북부지부 강북지대는 8일 오후 서울 성동구 용답동 청년주택 공사장 앞에서 '임금체불·어음남발 태영건설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노조에 따르면 용답동, 상봉동, 중랑구 묵동 등 태영건설이 맡은 건설 현장에서 임금 체불이 발생하고 있다. 노조가 파악한 바로는 용답동 현장에서 조합원 20명의 지난해 11월 월급 8,000만~9,000만 원이, 상봉동 현장은 40명분 월급 2억 원가량이 밀린 상태다. 다만 이날 기자회견이 열리기 직전인 오전 11시쯤 용답동 현장 월급은 뒤늦게 지급됐다.
용답동 현장에서 일하는 김용준 형틀팀장은 "힘없는 일용직 건설 노동자들은 (임금이 체불돼도) 어디 가서 하소연도 못 한다"며 "은행에서도 찬밥 신세라 월급을 주기만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박 팀장은 "원청사(태영건설)와 단종사(하도급 전문건설업체)도 있지만 실제 건물이 올라가는 것은 영하 20도 강추위에도 일하는 건설 노동자의 피땀과 손길 덕분"이라며 "어린 자녀를 둔 조합원들이 '돈 없어 죽겠다'는 소리들을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유동성 위기에 내몰린 태영건설이 지난해 하반기 하도급 업체에 현금 대신 '어음'을 남발하는 바람에 건설 노동자들에게 고통이 전가됐다고 주장했다. 태영건설의 부도 위기에 하도급 업체들이 어음 현금화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임금 지급도 차일피일 밀리고 있다는 것이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도 임금 지연의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건설노조 활동이 왕성했던 시절에는 그나마 속칭 '쓰메끼리'라고 불리는 임금 유보 기간이 15~30일이었지만, 요즘은 기본 30일에 길면 60일까지 달하고 체불임금 발생률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 활동이 위축된 탓에 현장 노동자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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