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재매각 본격화…5000억원대 추정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온라인 쇼핑몰 11번가가 재매각 절차를 밟는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의 재무적 투자자(FI)인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최근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삼정KPMG를 11번가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에이치앤큐(H&Q) 코리아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컨소시엄은 지난 2018년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하면서 지분 18.18%를 보유하게 됐다.

11번가의 모기업은 SK스퀘어다. 나일홀딩스 컨소시엄은 2018년 11반가에 투자할 때 5년 안에 기업공개(IPO)를 성사하지 않으면 SK스퀘어가 FI가 보유한 지분을 다시 사들이는 '콜옵션' 계약을 한 바 있다.

11번가가 투자 약정상 조건인 지난해 9월30일까지 IPO를 성사하지 못했다. 영업손실이 계속되고 이커머스 업황 악화되면서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SK스퀘어가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면서 FI이 매각을 진행해 원금 회수에 나서게 됐다.

투자 약정에 따르면 SK스퀘어가 콜옵션을 포기할 경우 FI는 SK스퀘어가 보유한 11번가 지분(80.26%)까지 한꺼번에 제3자에 매각할 수 있는 '동반매도요구권(Drag-along)'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매각은 FI가 자금을 먼저 회수하는 워터폴(Waterfall) 방식으로 진행된다. 매각 희망액은 5000억원대로 전해진다. 이는 투자 당시 11번가 기업가치(3조원 안팎)를 한참 밑도는 것으로 투자 원금만 회수해 빠져나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매각이 완료되면 SK스퀘어의 장부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워터풀 매각에 따라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 에이치앤큐 등이 수익을 먼저 가져가게 된다. 이에 SK스퀘어에게 남을 수익은 '0'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 가능 업체로는 11번가와 전략적 제휴 관계인 미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아마존과 한국 이커머스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는 알리바바그룹 등이 거론된다. 싱가포르에 기반을 둔 전자상거래 업체 큐텐이 다시 참전할지도 관심사다.

SK스퀘어 관계자는 "FI와 협조해 향후 절차를 잘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limhj@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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