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세계화 위해 조속히 복귀해야"

박한나 2024. 1. 8.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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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상의, 이동채 사면촉구 서명
이동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 연합뉴스.

"이동채(사진) 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경영에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야 포항을 중심으로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이차전지 사업이 보다 힘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지난 3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포항상공회의소 주최 '2024 신년인사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이 전 회장의 3·1절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 전 회장은 지난해 8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을 확정 받고 복역 중이다.

8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포항상공회의소에서 지난해 12월20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진행하는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조속한 사면 촉구 범시민 서명운동'에 이날 기준 당초 목표인 10만명에 육박하는 서명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상공회의소는 충북 청주, 전북 군산과 함께 시민 10만명의 서명을 받아 정부에 이 전 회장의 사면을 건의할 예정이다.

특히 이 전 회장의 모교인 남성초등학교 총 동문회와 대송면 개발자문위원회는 이 전 회장의 고향인 대송면 곳곳에서 서명을 직접 받기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경북 포항남·울릉지역에 출마하는 이병훈 예비후보(국민의힘)도 이 전 회장의 서명 운동에 동참했다. 이 예비후보는 "세계적으로 경쟁이 치열한 배터리 산업의 주도권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며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이 전 회장이 하루빨리 경영에 복귀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강조했다.

에코프로그룹은 국내 배터리 소재 산업의 대표주자 격으로, 지난해 정부가 포항과 청주를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한 데에는 현지에 거점을 두고 있는 에코프로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주민들은 물론 정치인들도 이 전 회장의 구명운동에 나서는 이유는 에코프로의 지역 투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해 투자가 지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올해 배터리 공급과잉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0월까지 누적으로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연간 총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0% 증가했다. 성장은 지속됐지만, 지난해 동기 증가율(75.4%)과 비교하면 대폭 축소됐다.

그러나 배터리 업계에서는 글로벌 불확실성과 미국 대선 등의 변수가 있음에도 중·장기적인 친환경차 시장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다만 중국의 저가공세와 미국 등의 자국우선주의 등의 영향으로 인해 전기차부터 배터리 완제품, 소재 등으로 이어지는 국내 배터리 생태계가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업계에선 이번 3·1절 특사에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이 전 회장이 포함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특사는 대통령의 고유의 권한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경제를 19차례, 민생 9차례를 언급하며 경제, 수출 개선을 통해 경기 회복을 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전방산업 부진에 전기차의 수요 급감과 광물 가격 하락으로 배터리소재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에코프로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9% 감소한 65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4분기 역시 610억원에 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시장 침체 속에서도 배터리 소재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해 뚝심 있는 투자를 결정할 '오너십'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 고위 관계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을 계기로 공급망 구축이 중요한 시점이고 한국의 주요기업인 에코프로 최고 경영진이 현재 사정에서 경영 상황에 대처하는 것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중국의 의존도를 줄여 전구체 국산화를 이뤄야 하는데 이 전 회장의 특사는 배터리 산업을 위해 필요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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