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화성FC, 프로화를 대비한 대규모 리빌딩, 결과는 어떨까
2023시즌 한국축구 K3리그(3부리그)에서 우승한 화성FC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구단이 우승한 감독과 재계약하지 않은 데다, 다수 선수들이 자의반타의반으로 팀을 떠났다.
8일 스포츠경향 취재를 종합하면, 화성은 지난해 선수단 30여명 중 25명 안팎을 내보냈다. 양준모(35), 김경민(34), 안지호(37) 등 30대 노장들에 20대 후반 선수들까지 팀을 떠났다. K3리그 영플레이어상 수상자 장영우(22)도 이적했다.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은 몇몇 베테랑과 20대 초중반 젊은 선수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화성뿐만 아니라 K3리그 선수들은 대부분 1년 계약이다. 감독도 1년 계약인 경우가 많다. 강철 전 화성 감독, 대부분 화성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화성에서 뛴 한 선수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1년 계약이라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다”며 “그래도 구단이 방출 통보를 늦게 해 선수들이 난처한 상황에 몰린 건 잘못됐다”고 말했다.
몇몇 선수들에 따르면, 구단이 방출 통보를 한 것은 12월 중순에서 말 사이다. 화성이 우승을 확정한 것은 11월 초다. 한 선수는 “늦어도 11월 말에는 통보를 해줬어야 했다”며 “12월 중순 이후 새 팀을 찾는 건 너무 어렵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구단과 2024년까지 2년 계약한 선수 중 일부도 연봉 삭감을 전제로 잔류를 요구받자 팀을 떠났다. 몇몇 선수들은 구단 갑질 등을 주장하며 스포츠윤리센터,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화성은 지난달 중순 주승진 전 수원 삼성 수석 코치·유소년 총괄 디렉터를 신임 감독으로 뽑았다. 주 감독 부임 이후 방출 작업이 다소 더디게 진행되면서 선수들이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한 선수는 “감독이 12월 말 몇몇 선수들을 불러 ‘구단이 스쿼드를 이미 짜놓았으니 나도 어쩔 수 없다’며 방출을 통보했다”고 전했다.
구단은 감독 및 대규모 선수단 교체는 프로화를 위한 리빌딩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이기원 대표이사는 “선수 영입, 방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라 개입하지 않고 있다”며 “나는 구단 발전, 재정 안정화 등에만 신경을 쓴다”고 말했다. 화성은 오는 6월 2025년 프로화를 공식 선언한다. 이 대표는 “프로 추진 태스크포스팀도 꾸렸다”며 “젊은 선수들로 프로화를 준비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계약기간이 남은 선수가 팀을 떠나야 한다면 계약서에 맞게 정리하겠다”고 덧붙였다.
디펜딩 챔피언 화성이 새해에도 좋은 성적을 내면서 2025년 프로화를 당당하게 선언할 수 있을까. 아니면 2022년 우승 멤버들이 팀을 떠난 공백을 메우지 못한 채 2023년 최하위권으로 추락한 창원시청의 전철을 밟을까.
화성의 순위표가 새해 K3리그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됐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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