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 확장 나선 국민의힘…'비윤' 김웅은 불출마 선언
이상민도 입당…한동훈 "개딸 막으려 용기 내줘"
'비주류' 김웅 "국민의힘 민주적 정당 아냐" 비판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총선을 9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주자의 윤곽이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직 장·차관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과 학교폭력 전문 변호사 등 전문성을 갖춘 인사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5선의 이상민 의원(대전 유성을)까지 영입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다만 ‘비윤’(非윤석열) 대표주자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초선·서울 송파을)은 “지금의 국민의힘은 민주적 정당이 아니다”며 당내에서 두 번째로 불출마 선언을 했다.
국민의힘은 8일 정황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김완섭 전 기획재정부 2차관·이기순 전 여성가족부 차관 등 윤석열 정부 내 전직 장·차관과 정성국 전 교총 회장, 학교폭력 피해자 대리인으로 활동한 박상수 변호사를 영입하고 환영식을 열었다. 환영식엔 지난달 8일 영입 발표된 박충권·윤도현·구자룡·이수정 국민인재도 함께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정치가의 덕목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고 그 일을 잘 설명하고, 나라를 사랑하고 부패하지 않는 것’이라고 한 고대 아테네 정치가인 페리클레스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오늘 모신 국민 인재 모두 이 카테고리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분”이라고 소개했다.
관료 출신인 이들은 각각 △정황근·충남 천안을 △방문규·경기 수원병 △김완섭·강원 원주을 △이기순·세종을 등으로의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국 전 회장과 박상수 변호사는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공동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은 이후 영입한 첫 사례다. 이들은 교권 보호에 앞장선 인물로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3대 개혁 과제 가운데 하나인 교육개혁과도 맞닿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탈당 이후 거취가 주목 받던 이상민 의원도 지난 6일 한동훈 위원장과 오찬 회동을 한 이후 국민의힘 합류를 결정했다. 한 위원장은 당 주요 안건을 의결하는 기구인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지금의 민주당은 개딸 전체주의가 주류가 됐고 이 나라와 동료시민의 삶과 미래를 위협하는 존재가 됐다. 이를 막기 위해 용기 내줬다”며 이상민 의원 입당을 직접 알렸다. 현재 국민의힘 유성을 당협위원장은 비어있는 상태로 이 의원이 전략 공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입당을 두고 “호랑이를 잡으러 호랑이 굴에 들어왔다”고 표현한 이상민 의원은 “한 위원장은 전략적이면서도 정치꾼처럼 공학적으로 생각해 이기겠다는 데만 매몰되지 않고 진정으로 이 나라 국민, 나라의 발전을 위해 진정으로 본인 인생을 다 투여하겠다는 점이 울림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대전 민심은 국민의힘에도, 민주당에도 안 좋지만 그렇다고 신당에 미더움이 있는 것도 아니다”며 “국민의힘엔 대전이 험지지만 하기 나름”이라고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서의 역할을 다짐했다.
당내 비주류로 쓴소리를 내던 김웅 의원은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국민의힘에서 먼저 불출마를 선언한 장제원 의원은 당을 위한 희생을 그 이유로 들었지만 김웅 의원은 “지금의 국민의힘이 민주적 정당인지를 묻는다. 제 답은 ‘그렇지 않다’”고 불출마 이유가 당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김 의원은 불출마를 결심한 계기로 해병대원 사망 사고 관련 수사 강압 사건을 꼽았다.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서도 “영국 제임스 1세 때 의회가 절대왕정을 상대해 첫 승리를 거둔 기념비적 제도인데 고작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잡겠다고 보수 정당에서 (헌법을) 우습게 여기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 개혁을 강조한 김 의원은 “수도권에 사는 중산층 이상 서민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고 이념적으로도 상당히 우경화하고 있다. 당 지지도가 떨어진 것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이 꽤 많다”며 “당정 관계를 바꾸지 않으면 한동훈 위원장이 총선을 이끌기 매우 어렵다.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
다만 그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고향’인 국민의힘에서 공약 개발 임무에 매진하겠다면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가칭)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경계영 (kyu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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