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하모닉 새 수장 김선욱 “신인 지휘자란 편견, 눈치볼 생각 없다”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선욱이 ‘한국 5대 오케스트라’로 꼽히는 경기필하모닉 예술감독으로 취임했다. 김선욱은 올해 1월1일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 2년간 경기필을 이끈다. 김선욱은 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취임 기자간담회를 열어 “음악에 대해 타협한 적도 없고 고집이 확실한 편이다. 눈치보며 할 생각은 없다. 한계가 있다면 그걸 넘어보겠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지휘자가 되고 싶었습니다. 피아노를 넘어 총체적인 음악을 하려면 오케스트라 음악이 필수였습니다. 피아노를 칠 때도 항상 오케스트라를 생각하며 연주했습니다. 음악을 대하는 확고한 의지나 고집은 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김선욱은 2006년 리즈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한 뒤 세계적 피아니스트로 도약했다. 2021년부터는 지휘자와 피아니스트 활동을 병행해왔다. 지휘자로선 경력 3년에 부지휘자 경험도 없는 ‘신인’이라 경기필 예술감독 발탁은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일으켰다. 김선욱은 지휘 경력에 대한 우려를 “편견”이라고 일축했다.
“언제쯤이면 신인 지휘자가 아닌 걸까요. 연주하는 사람이 지휘자로 바뀌었을 때 편견이 있더라고요. 지휘를 몇년을 해야 괜찮은 것인지 모르겠지만 지휘라는 직업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단순히 손을 흔드는 것이 아니라 악보 너머의 의미를 찾는 것이 지휘자의 역할입니다. 확실히 얘기할 수 있는 건 (지휘자로 활동한) 지난 3년간 할 수 있는 한 많은 레퍼토리를 익혔다는 것입니다.”
경기필은 1997년 창단해 한국에서 손꼽히는 오케스트라로 성장했다. 김선욱은 지난해 6월 경기필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지휘봉을 잡았고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서도 경기필을 지휘했다. 오는 12일 경기필 신년음악회는 김선욱의 ‘예술감독 데뷔 무대’이다. 이허 김선욱은 경기필의 ‘마스터즈 시리즈’를 올해 5차례 지휘한다.
김선욱은 “제가 처음 무대에 선 시기가 경기필 창단 시기와 비슷하다”며 “함께 성장하는 것만큼 설레는 것이 또 있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기필이 100년 넘은 오케스트라처럼 진득하진 않지만 오히려 그래서 고유의 색깔을 만들어갈 수 있죠. 지난해 경기필과 굉장히 좋은 케미스트리(음악적 화학반응)를 느꼈고, 같은 곳을 바라보고 전진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김선욱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음악의 본질은 긴 호흡”이라며 “단기간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20년, 길게 바라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더 성숙한 음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빨리 60살이 되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만 35살인데 아직 그 길을 가는 중이죠. 지금도 긴 호흡으로 달려가고 있기 때문에 겉으로는 시작으로 보이겠지만 스스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김선욱은 “저는 ‘살아있는 음악’에 대한 지표가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제가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가겠죠. 첫음부터 끝음까지 하나의 스토리와 기승전결이 확실해야 합니다. 그게 제가 추구하는 음악이에요. 앞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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