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 뜯어말려…승리 어렵다고 판단"

강민경 기자 2024. 1. 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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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초기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공격을 검토했으나 미국 정부가 뜯어말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지 며칠 만에 헤즈볼라 공격을 제안했으나 미국이 반대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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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에서 하마스 소탕하며 북부에서 레바논과 싸우면 전력 분산"
"미국, 네타냐후가 정치적 생존 위해 헤즈볼라와 전쟁 택할까 우려"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투가 계속되면서 레바논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 국경에서의 긴장감 또한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골란고원에서 이스라엘 병사들이 훈련을 위해 골란 고원에 도착하고 있다. 2023.11.10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쟁 초기에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에 대한 선제 공격을 검토했으나 미국 정부가 뜯어말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을 인용, 이스라엘 정부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받은 지 며칠 만에 헤즈볼라 공격을 제안했으나 미국이 반대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이 남쪽에서 가자지구 내 하마스 소탕전을 벌이는 동시에 북부에서 헤즈볼라와 교전을 벌이게 되면 전력이 분산돼 승리가 어려울 거라고 미국은 판단했다.

미국 행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헤즈볼라 공격을 만류하려고 이스라엘 측과 하루에 세 번씩이나 통화했다.

미 국방정보국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뿐 아니라 헤즈볼라와도 충돌하면 전력이 분산돼 승산이 낮다고 봤다. 미국이 이스라엘에 헤즈볼라와의 정면 충돌을 피하라고 조언한 이유다.

미국은 헤즈볼라에 대한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이 헤즈볼라와 하마스 양쪽을 모두 지지하는 이란과 그 대리 세력들을 전쟁에 끌어들일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이스라엘 복부 갈릴리에서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방위군(IDF) 포병부대가 레바논 남부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상대로 포격을 가하고 있다. 2023.12.11. ⓒ AFP=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WP는 미국 관리들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면전이 발생하면 2006년 이스라엘-레바논 전쟁보다 더 큰 피해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중동연구소의 빌랄 사브는 "레바논의 사상자 수가 30만~50만명에 이를 수 있으며 이스라엘 북부 전체에 대규모 피란이 벌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깊숙이 위치한 석유화학 공장이나 원자로를 노리면 결과는 더 끔찍해진다.

미국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막지 못해 국내에서 비판을 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헤즈볼라와의 전쟁을 택할 가능성을 우려한다.

특히 지난 1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병력 수천 명을 철수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헤즈볼라에 대한 공격 준비 작업의 일환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지난 5일 헤즈볼라와의 갈등과 관련해 "외교적 해결을 바란다"면서도 그 방법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런 가운데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8일 이스라엘에 방문한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그가 이스라엘에서 "확전을 피해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past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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