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회복 하려면 캠프부터 가야' 서건창에게 시간이 없다, 결단을 내려야 할 때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몸은 잘 만들고 있다고 하는데….

벌써 달력이 2024년으로 넘어갔고, 이제 새해 인사를 나누기 조금 어색할 만큼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들려오지 않는 소식이 있다. '전대미문' 200안타 MVP 출신 베테랑 서건창의 계약 소식이다.

2014년 키움 히어로즈 전신인 넥센 히어로즈 소속으로 한 시즌 201안타를 치며 MVP를 수상했다. '신고선수 신화'를 썼다. 한 시즌 144경기가 아닌 128경기 시절이었기에, 아직도 서건창의 대기록은 '꿈의 기록'으로 회자되고 있다. 야구 실력도 좋고, 성실하고, 팬 서비스도 좋아 모두에게 귀감이 되는 선수였다.

하지만 영광의 시절을 보냈던 서건창에게 최근 3년의 겨울은 혹독하기만 하다. FA 삼수까지 택했지만, 세월의 흐름을 이겨내지 못하고 반등에 실패했다. 소속팀 LG 트윈스는 29년 만의 우승을 차지하며 환호했지만, 서건창은 웃을 수 없었다. 자신의 자리가 업음을 직감했고, 방출을 요청했다.

전성기에 비해 운동능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여전히 배트에 공을 맞히는 능력은 탁월하다. 2루 수비도 범위는 많이 줄어들었지만, 오는 타구는 충분히 처리할 수 있다. 마지막 불꽃을 태워볼 수 있는 여력은 있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다. 친정팀 키움이 방출 직후 서건창에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서건창에게는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명예 회복을 위해서는 기회가 필요했고, 어떤 팀에 가야 가장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을지 고민해야 했다. 키움은 골든글러브 2루수 김혜성이 버티고 있어 쉽지 않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그런 가운데 행선지 후보로 거론됐던 KIA 타이거즈는 주전 2루수 김선빈과 3년 총액 30억원의 FA 계약을 체결했다. KIA도 이제 서건창이 원하는 '기회의 땅'이 아니게 됐다.

해를 넘겼다. 이제 어느 팀을 가든 서건창이 선택을 해야할 시점이 왔다.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려면, 일단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자신의 경쟁력을 보여줘야 한다. 1군 캠프에 참가하지 않고, 개막 엔트리에 드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슈퍼스타' 선수가 부상 때문에 빠졌다 개막에 맞춰 회복하는 사례 정도 뿐이다. 빨리 계약을 마쳐야 팀도 서건창에게 캠프 참가 기회를 줄 지, 말 지를 결정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는 한 해 농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다. 아무나, 대충 데려가지 않는다. 2월 스프링캠프 출발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서건창이 포기하지 않고 개인 훈련을 통해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키움이 여전히 그를 기다리고 있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아직 서건창으로부터 어떤 연락도 받지는 못했다. 다만, 서건창이 몸을 잘 만들고 있다는 소식은 전해듣고 있다"고 말하며 "서건창이 최종 결정을 내릴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마음은 여전히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서건창의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