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디바이스 AI에 ‘큰손’ 애플 수요까지… 삼성전기·LG이노텍 실적 성장 본격화
삼성전기, 온디바이스 AI 출시에 MLCC 탑재량 늘어
LG이노텍, 애플 ‘폴디드 줌’ 채용 모델 확대 수혜
지난해 IT 수요 침체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양대 전자부품사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올해부터는 실적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기는 주력 고객사인 삼성전자의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이 탑재된 갤럭시S24 시리즈 출시에 따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급 물량 증가가 예상되고, LG이노텍은 최대 고객사인 애플에 대한 고사양 카메라모듈인 ‘폴디드줌’의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은 9389억원, 1조1095억원이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전망치(6576억원)와 비교할 때 42.7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LG이노텍은 30.45% 늘어 연간 기준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 온디바이스 AI 출시에 MLCC 사용량 증가, 삼성전기 실적 개선 본격화
지난해 삼성전기는 IT 수요 침체에 따른 공급 물량 감소와 주력 사업인 MLCC의 판매단가 하락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MLCC는 전자제품 회로에 전류가 안정적으로 흐르도록 제어하는 핵심 부품으로 ‘전장산업의 쌀’이라고도 불린다.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사업부는 삼성전기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데 이 중 90%가 MLCC에서 발생한다. 지난해 3분기 샤오미와 화웨이 등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로 삼성전기의 MLCC 수요가 직전 분기 대비 늘었지만 엔저 현상으로 인한 무라타 등 경쟁사와의 경쟁이 심화돼 판매단가가 하락하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도 주요 고객사들의 연말 재고 조정 영향으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이 따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올해부터는 전략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AI 기능을 탑재한 갤럭시 S24 시리즈 출시를 앞둔 가운데,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도 온디바이스 AI 기기를 출시를 계획하고 있어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온디바이스 AI에 고성능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탑재되며, 미세 전력 제어의 필요성이 높아져 초소형, 고용량 MLCC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양승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P 성능 향상과 늘어나는 메모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용 전력관리(PMIC) 탑재량으로 전류량이 확대돼 MLCC 수요 증가로 직결될 것”이라며 “내년도 영업이익은 올해와 비교할 때 약 40% 증가한 9453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 애플 아이폰16 시리즈 ‘폴디드줌’ 채용 늘어… “LG이노텍 실적 성장 가팔라질 것”
LG이노텍도 애플에 납품하는 고사양 카메라모듈 공급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하이엔드 카메라모듈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카메라모듈 사업을 담당하는 광학솔루션 사업부의 지난 3분기 매출액은 3조9066억원으로 전체 매출액(4조7636억) 약 82%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광학솔루션 사업부 매출의 80%가량이 애플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애플은 올해 출시를 앞둔 아이폰16 시리즈에 LG이노텍이 공급하는 폴디드줌 적용 모델을 2종으로 늘릴 예정이다. 폴디드줌은 아이폰15 프로맥스에 최초로 탑재된 고사양 제품으로 빛을 꺾어 이미지센서에 전달하는 망원 카메라 모듈이다. LG이노텍은 폴디드줌뿐만 아니라 카메라 모듈의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도 애플에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아이폰15 시리즈에 폴디드줌이 최초로 탑재되며 LG이노텍의 작년 4분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폴디드줌 탑재 모델이 늘어나는 올해 LG이노텍의 실적 성장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조현지 DB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폴디드줌 액추에이터 적용 모델 확대 등 북미 고객사가 출시 예정인 스마트폰 신규 모델의 전반적인 카메라 성능 상향으로 LG이노텍의 혼합 판매 평균단가(ASP)가 증가할 것”이라며 “LG이노텍의 연간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비교할 때 41.4% 늘어난 1조1539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했다.
PC 시장의 회복세도 LG이노텍 기판소재사업부의 실적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AI PC 출시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올해 PC 시장이 8%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글로벌 PC 시장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기판 소재 부문의 수익성도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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