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필 이끄는 김선욱 "신임 지휘자 편견 딛고 결실 보여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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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로 친숙한 지휘자 김선욱이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새 예술감독으로 임기를 시작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선욱은 이런 우려에 대해 "지휘자나 부지휘자 경력이 없어 의심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오케스트라와 경험이 적지 않다"며 "피아노 협연을 할 때뿐만 아니라 그날 공연의 지휘를 보는 경험을 10년 넘게 쌓아왔고, 이런 경험이 지휘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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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음악 소개·온라인 활용 추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피아니스트로 친숙한 지휘자 김선욱이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새 예술감독으로 임기를 시작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선욱은 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시작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며 "계속 발전해나가는 데 의미를 훨씬 많이 두기에 기대해주셔도 좋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김선욱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2년간 경기필을 이끈다. 지난해 9월 그의 선임이 발표될 당시에는 의외라는 반응도 있었다. 2006년 만 18세에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한 이후 피아니스트로 화려한 경력을 쌓아왔지만, 지휘자로서는 경력이 짧다는 우려가 따랐다. 김선욱은 2021년 1월 KBS교향악단 무대에서 지휘자로 공식 데뷔했다.
김선욱은 이런 우려에 대해 "지휘자나 부지휘자 경력이 없어 의심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오케스트라와 경험이 적지 않다"며 "피아노 협연을 할 때뿐만 아니라 그날 공연의 지휘를 보는 경험을 10년 넘게 쌓아왔고, 이런 경험이 지휘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년간 주어진 환경 안에서 (지휘자로서) 많은 레퍼토리를 할 수 있는 만큼 했다고 생각한다"며 "오케스트라 지휘를 할 때마다 다른 곡을 익히려 했고, 1년 동안 교향곡 6∼7개를 지휘했다"고 덧붙였다.
김선욱은 "언제쯤 되면 신임 지휘자가 아닌 걸까요?"라며 피아니스트에서 지휘자로 전향한 자신에 대한 편견에 대한 답답함도 토로했다. 지휘자는 영재교육이나 제도적인 교육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의 호흡을 맞추며 길러진다는 것이 김선욱의 생각이다.
그는 "오해와 편견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런 눈치를 볼 생각은 없다"며 "제가 하는 일에 한계가 있다면 넘어보고, 다음 한계에 도전해나가면 성숙해진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넘어 무언가 총체적인 음악을 하고 싶었다"며 "이런 자리(지휘자)가 어떻게 보면 새로운 시작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결국은 어렸을 때부터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음악의 본질인 '긴 호흡'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김선욱은 1997년 창단된 경기필과 그 무렵 대외적인 연주 활동을 시작한 자신의 음악적인 성장 시기가 비슷하다고 했다. 지난해 6월 경기필과 처음 호흡을 맞춰본 뒤 단원들의 빠른 습득 속도나 악기 간의 원활한 소통에 '무서운 오케스트라'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무엇보다 30년이 안 된 비교적 짧은 역사의 오케스트라인 만큼 함께 색채를 만들어가는 데 설렘이 있다고 했다.
김선욱은 "같이 성장해나가는 만큼 더 뿌듯한 결실이 있을까 싶다"며 "취임 연주회도 성장과 관련된 작품인 브람스 교향곡 1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리 초일류 악단이나 음악가여도 '완성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음악에는 매일 발전하고 성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성장'이라는 단어를 여러 번 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선욱은 오는 12일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취임 기념 2024 신년 음악회'와 총 5번의 마스터 시리즈를 올해 선보인다. 임기 중 현대음악 소개, 온라인 공연 등에도 힘쓴다는 계획이다.
김선욱은 "올해는 현대음악이 1곡 들어가 있지만, 내년부터는 훨씬 많은 현대음악을 선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매 공연을 녹화해 경기필을 모르는 분들도 온라인에서 공연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하는 일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살아있는 음악은 첫 음부터 끝까지 기승전결이 확실해야 하는데, 지휘자가 확실해야 그런 음악이 나온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지금까지 타협해본 적도 없고 고집도 있다. 앞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ae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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