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에서 흘린 뜨거운 눈물, ‘배구 열정녀’ 이다현은 더욱 단단해졌다…“책임감 갖고, 실력 끌어올려야죠”

이정원 MK스포츠 기자(2garden@maekyung.com) 2024. 1. 8.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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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 더 끌어올려야죠.”

현대건설 미들블로커 이다현(23)은 배구 열정녀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도, 양효진도 인정했다. 이다현의 주전 첫 시즌 당시 강성형 감독은 “코트 안에서나 훈련을 할 때 열정이 많다. 훈련에 임하는 자세에 열정과 진지함이 있다”라고 했으며, 양효진은 “열정이 넘친다. 같이 있으면 그 열정이 느껴진다. 배구에 대한 열정을 보면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마인드도 좋다. 가진 능력도 좋고, 능숙하다”라고 칭찬했다.

늘 배구만 생각하고,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많은 선수다. 중앙여고 시절부터 185cm의 장신 미들블로커로 좋은 기본기를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이동 공격이나 시간차 등 다양한 공격에서 힘을 실을 줄 아는 선수.

현대건설 이다현. 사진=김영구 기자
현대건설 이다현. 사진=김영구 기자
중앙여고 졸업 후 1년차(2019-20)와 2년차(2020-21)는 주로 교체로 코트를 밟았다. 2021-22시즌부터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정지윤이 아웃사이드 히터로 포지션을 전향하면서 양효진의 짝으로 낙점받은 것.

이다현은 2021-22시즌 31경기 117세트 246점 속공 성공률 50% 세트당 블로킹 0.735개를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100세트 이상을 소화했고 200득점 돌파도 처음이었다. 당당히 블로킹 2위에 자리했다. 2022-23시즌에도 34경기에 나와 295점 속공 성공률 52.24% 세트당 블로킹 0.590개를 기록했다.

거침없이 달리던 이다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뜨거운 눈물을 쏟은 적이 있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1차전 베트남전 리버스 스윕 패배 직후 메달을 따지 못할 것 같은 예감에 눈물을 흘린 것. 당시 한국 대표팀은 최근 국제 대회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었던 상황. 아시안게임에서 명예 회복을 노렸지만 대회 첫 경기부터 패하며 고개를 숙였고, 17년 만에 노메달로 이어졌다.

이다현. 사진=AVC 제공
베트남전 종료 후 만났던 이다현은 “아시안게임은 결과로 보여줘야 하는 대회다. 최근 국제 대회 부진을 딛고, 이번 대회에서만큼은 이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기 위해 준비를 많이 했다. 그러나 이런 결과가 나와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국제 대회, 아시안게임에서의 부진을 딛고 이다현은 한 단계 더 올라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즌 초반 대표팀 여파 때문일까. 정상 컨디션을 찾는 데 시간이 걸렸지만, 요즘은 우리가 알던 이다현으로 돌아왔다. 21경기 165점 속공 성공률 57.14% 세트당 블로킹 0.550개를 기록 중이다. 속공 1위, 블로킹 6위에 자리하고 있다.

최근 만났던 이다현은 “최근 여자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못 딴 걸 본 적이 없었다. 2-0으로 앞서다가 뒤집히니 절망감이 컸다”라고 돌아보며 “당시 메달의 키는 베트남전에 걸려 있었는데 많이 아쉽다. 아직도 대표팀 이야기를 하면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를 하곤 한다. 실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이다현. 사진=KOVO 제공
시련을 겪고 이다현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어느덧 프로 5년차. 어린 연차가 아니다. 이제는 1인분 이상의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세터 김다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어떻게 플레이를 해야 할지 연구 또 연구하고 있다.

이다현은 “다인 언니랑 대표팀에서 호흡을 많이 맞췄음에도 심적인 부담이 컸던 것 같다. 둘이 서로 시간을 많이 가지려 했다”라며 “시간을 늘리며 디테일한 부분을 맞추고 있다. 블로커 앞에서 때리기보다는 요리할 수 있는 속공을 하려고 한다. 다인 언니에게 디테일하게 주문을 하고 있는데 성공률이 좋았다. 컴퓨터 세터인 것 같다”라고 미소 지었다.

승점 50점을 기록하며 정규리그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현대건설의 올 시즌 목표는 우승이다. 2019-20, 2021-22시즌 정규리그 1위에 올랐지만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 종료되면서 챔피언결정전이 열리지 않았다. 지난 시즌에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으나, 한국도로공사에 패하며 챔프전에 오르지 못했다.

현대건설 이다현. 사진=김영구 기자
이다현은 “지금 우리의 순위가 1위라고 하지만, 늘 마지막이 중요한 것이다. 신이 나지 않는다. 아직 경기는 많이 남았다.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 꾸준함을 가져가며 마지막에 웃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천=이정원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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