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 ‘먹튀 논란’… 노동자 고공농성 돌입

정지용 2024. 1. 8.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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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투자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공장 청산에 반대하며 고용 승계를 요구해온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고공농성을 통해 해고를 거부하겠다"며 "고용 승계 없이는 공장 철거도 없다"고 했다.

현재 11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을 점거해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농성 중이다.

회사는 공장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를 상대로 법원에 '공장철거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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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투자기업 '한국옵티칼' 노동자 200명 해고
'고용 승계 해달라' 노동자 2명 고공농성 돌입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박정혜 수석부지회장, 소현숙 조직2부장은 8일 오전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건물 위에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금속노조 제공

외국계 투자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의 공장 청산에 반대하며 고용 승계를 요구해온 노동자 2명이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회사의 폐업 결정 이후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 점거 농성을 시작한 지 1년 만이다.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8일 박정혜 한국옵티칼지회 수석부지회장과 소현숙 조직2부장이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 공장 옥상에서 무기한 고공농성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고공농성을 통해 해고를 거부하겠다”며 “고용 승계 없이는 공장 철거도 없다”고 했다.

한국옵티칼은 일본 기업인 닛토덴코가 2003년 구미 공단에 설립해 LG디스플레이에 LCD 편광판을 납품한 회사다. 220억 원을 투자해 문을 연 후 18년간 7조7,10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알짜 기업이다. 그러나 2022년 10월 공장에 화재가 발생하자 공장 해체를 결정하고 노동자 200여 명에게 희망퇴직을 통보했다. 노조 측은 회사가 1,300억 원가량의 화재보험금을 받아 공장 재건에 나설 줄 알았으나 공장 해체를 결정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설립 당시 구미시로부터 토지 무상임대, 법인세·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았다는 점에서 ‘먹튀 논란’도 제기한다.

현재 11명이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을 점거해 고용승계를 요구하는 농성 중이다. 이들은 만약 공장 재건이 어렵다면 닛토덴코가 설립한 또 다른 한국법인인 한국니토옵티칼로 고용을 승계해달라는 입장이다. 노조 측은 한국니토옵티칼이 한국옵티칼이 생산했던 물량을 이어받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옵티칼 청산은 노동자 해고를 위한 위장 폐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한국니토옵티칼은 한국옵티칼과 ‘다른 회사’이기 때문에 고용 승계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속노조는 “한국옵티칼에서 6조3,354억 원을 일본으로 챙겨간 닛토덴코가 생존을 바라는 노동자를 극한으로 내몰고 있다”며 “구미시는 무분별하게 외국 기업을 유치하고는 회사가 노동자와 공장을 버리고 도망가자 뒷짐만 지고 있다”고 했다. 구미공장 재건이 어려우면 최소한 고용안정을 위한 대책을 수립했어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 없이 공장 청산을 강행했다는 주장이다.

다만 중앙노동위원회는 ‘공장 청산 과정에 문제가 없다’며 노조 측이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당 해고 여부는 현재 행정법원에서 법적 효력을 다투고 있다. 회사는 공장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를 상대로 법원에 ‘공장철거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아울러 농성 때문에 공장을 제때 철거하지 못했다며 노동자에 4억 원의 가압류를 신청했다. 회사는 구미시가 공장철거계획을 승인하면 공장 철거에 본격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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